본업에 도움 되는 부업 장려... 경쟁사에 기밀 유출 우려도

본업으로 다니는 직장 말고도 부업이나 겸업을 하는 일본인이 사상 최대인 744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프리랜서 근로자 현황을 조사하는 업무위탁 중개회사 ‘랜서스(Lancers)’의 통계를 추산한 결과, 일본에서 부업 및 겸업을 하는 사람이 744만 명으로 3년 전과 비교해 211만 명이 늘어났다.

업무위탁 중개회사 랜서스의 통계를 추산한 결과, 일본에서 부업 및 겸업을 하는 사람이 744만 명으로 3년 전과 비교해 211만 명이 늘어났다.<그래픽=김승종기자 / 자료출처=업무위탁 중개회사 ‘랜서스(Lancers)’>

NHK는 8일 이와 관련해 부업 및 겸업 중인 사람들 가운데 자택에서 할 수 있는 인터넷 기사 작성, 데이터 입력 등의 업무가 156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영업이나 기획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137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일하는 방식 개혁’의 일환으로 ‘회사원이 부업하기 쉬운 환경 만들기’에 힘을 쏟아오고 있다. 각 기업들에게 부업과 겸업을 장려하도록 독려하여 올 한해를 이른바 ‘부업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선도적으로 호응한 대표적 기업이 ‘소프트뱅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작년 11월 사원들에게 부업 허용 방침을 천명하자, 연말까지 130명이 손을 들었다. 전체 사원 약 1500명 규모의 로토(Rohto) 제약 등 이미 부업을 인정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사원 약 1만 7천명을 거느린 기업으로서는 흔치 않은 케이스다. 

물론 어떤 부업이든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NTT도코모’와 같은 라이벌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또한 ‘공공질서를 위반하지 않을 것’, ‘고용계약을 맺지 않을 것’ 등의 조건에 맞아야한다. ‘빵집 점원이 되고 싶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싶다’는 신청에는 불가 방침이 내려진 반면, ‘NPO에서 일하겠다’, ‘배우로 일해보고 싶다’, ‘대학원 강사를 하겠다’는 요청은 인정됐다. 

퇴근길에 오른 직장인들. 본업 이외에 부업을 하는 직장인의 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최지희기자>

최근에는 IT 기업과 벤처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에서도 부업 및 겸업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용품 대기업 ‘유니참(Unicharm)’은 본업 근무 시간 중이나 오전 0시 이후에 일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달부터 사원의 부업을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대형 은행 가운데 하나인 ‘신세이(新生)은행’도 이달부터 라이벌 금융 기관 등 정보 유출 우려가 있거나 심야에 근무하는 곳이 아니라면 겸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세이은행은 지난달 29일 이같은 방침을 발표하면서 ‘창조성 향상과 네트워크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세이(新生)은행은 일본 대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4월부터 사원의 부업을 허용했다. <사진=최지희기자>

본업 이외의 일을 허용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사원들이 새로운 지식을 쌓고 인맥을 넓혀 자사의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경단련은 기업의 기밀 정보가 유출될 위험 등을 이유로 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기업들의 부업 및 겸업 확산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총합연구소 관계자는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플러스가 되기 위해서는 부업이라면 뭐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부업과 나쁜 부업’의 선을 그어 룰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자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건강을 해치거나 본업에 소홀하게 된다면 본말전도가 된다”며 각 기업의 신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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