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상 범죄・헤이트스피치 잇따라

올해 들어 세계에서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는 한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정부관광국이 이달 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151만 2천 100명으로 작년 동기 122만 5천 160명보다 23.4%나 늘어났다. 

그간 방일 관광객 1위를 유지했던 중국을 제치고 한국이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에 오른 것으로, 조사 기간 중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134만 8천 700명으로 한국 다음이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해외 관광객 수는 중국인이 735만 5천 800명으로 1위, 한국인은 이에 조금 못 미치는 714만 2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 붐’이라 불릴 정도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줄을 이어 재작년(509만 302명)에 비해 40.3% 증가한 바 있다. 이러한 증가세가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며 급기야 한국인이 중국인 관광객 수를 뛰어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쿄 츠키지(築地) 시장 입구. 트렁크 반입을 금지하는 한국어 안내문이 눈에 띈다. <사진=최지희기자>

한국인이 일본을 많이 찾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환율 상황 및 저가 항공(LCC)의 일본 노선 운항 증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관광 유치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작년 한 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 대신 일본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한편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또한 끊이지 않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2월 17일에는 오사카 하비키노(羽曳野)시 거리에서 흉부 등을 흉기에 찔려 60대 한국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3월 30일 저녁에는 오사카 덴노지(天王寺) 공원 주변에서 29살 한국인 남성이 일본인 남성이 휘두른 칼에 등을 찔리기도 했다. 

31일 저녁, JR시부야역 광장에 집결한 우익 세력의 헤이트스피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무심히 앞을 지나치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오사카는 일본 내에서도 거주 한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 관광객 수도 많은 지역으로, 지난 해 오사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다(241만 명)를 기록했다. 오사카시는 특정 인종과 민족에 대한 중상 및 비방을 막겠다며 헤이트스피치 금지 조례까지 만든 바 있다.

한편 3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던 31일 저녁, JR시부야(渋谷)역 하치공 동상 앞 광장은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그 사이로 “조센징은 일본 땅에서 하루 빨리 떠나라!”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일본을 지켜라!”고 외쳐대는 극우 단체의 헤이트스피치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주변을 지나던 한국인 여성 관광객은 “(헤이트스피치를) 직접 마주하니 무섭긴 하지만 (혐한 세력은) 일부일 거라 믿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1일 저녁, JR시부야역 광장에 집결한 우익 세력의 헤이트스피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무심히 앞을 지나치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헤이트스피치와 관련해서는 일본 법무성이 지난 해 2월 헤이트스피치 대책법에 저촉되는 구체 사례를 지방자치체에 제시해 법 위반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 의견도 높아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규는 부족한 실정으로,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여전한 불안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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