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빈곤노인, 고의 범죄 증가···교도소가 양로원으로 변질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 심각···사회안전망 설치 서둘러야

최근 일본에서는 빈곤, 가족불화, 질병 등으로 생활이 빈곤해진 노인들의 고의 범죄 빈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으로 돌봄이 필요하거나 가난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차라리 교도소가 낫다며 일부러 도둑질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 정부가 고령수감자 지원을 위해 지출한 예산안이 2015년 기준 60억 엔으로 10년 전보다 80% 늘어났으며 고령수감자로 인한 교도관의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목욕과 화장실 이동 등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수감자들이 늘면서 업무과다로 인한 여성교도관의 3년 이내 이직률이 40%를 넘고 있다. 일본 교도소가 점차 고령자들을 위한 의료, 복지시설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문제해결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나라도 이같은 사례는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 곧 닥칠 미래다. 일본의 경우처럼 교도소가 양로원이 되어 버리지 않으려면 초고령화 사회에 맞게 사회시스템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독거노인의 수는 125만 명으로 2035년에는 34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홀로 죽음을 맞아 방치되는 고독사 역시 독거 노인들이 당면한 문제다.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무연고 사망자 수는 총 8190명으로 이 중 노인 비율은 3분의 1 이상인 3146명에 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80년대부터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일본은 우편, 신문배달원과 가스검침원 등을 활용해 고립사(孤立死)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안심생활 창조사업’을 운영 중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방이 남는 노년층이 주거공간을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들에게 제공해 함께 살도록 이어주는 ‘세대 간 주거공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인 가구 구성원들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셰어하우스의 확대는 현재 우리나라도 각 구청별로 세대 간 주거공유를 연결해 주는 사업을 시행중이다. 남는 주거공간은 집 없는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고 고독한 노인에게 말벗이라도 해주는 청년은 노인에게 필요한 자극제가 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자치구에서 활발하게 매칭해 줄 수 있다면 좋은 대안책이 될 수 있다.

일산의 정모 할머니(84)는 32평의 아파트에서 혼자 거주한다. 가끔씩 자녀들이 오지만 평상시에는 빈집 같은 고요함이 싫어 셰어하우스를 신청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A군이 들어왔다. A군도 저렴한 방값에 고시원 보다 훨씬 쾌적한 공간에서 살 수 있고 할머니가 가끔씩 차려주시는 집밥도 먹을 수 있어 ‘마치 친할머니랑 생활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모르는 사람과 한 공간에 살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혼과 비혼, 배우자의 사망 등으로 1인 가구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가는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혈연관계의 가족 보다 필요에 따라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가족처럼 지내는 관계로 가족의 개념도 확대되어질 것이다.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100세 이상의 노인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도록 예방책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건강수명 100세를 위한 평생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도 각 구별로 보건소를 통해 사회안전망으로 시스템화 할 수 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모씨(56)는 “우연히 구청에 갔다가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인바디와 운동 검진을 받았어요. 피검사도 병행했더니 검진 결과 체지방 과다, 고지혈증, 골다공증 초기증세가 나왔어요. 필요한 종합검진과 운동 처방을 받아 6개월 열심히 운동하고 골다공증 약도 처방받아서 먹은 후 다시 갔더니 체지방이 낮아지고 고지혈증도 잡혔답니다.” 라며 예방 차원의 운동요법이 나이가 들수록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한 데이터를 가지고 제 날짜에 검사받고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체계가 아쉽다고 전한다.

의사 등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건강한 장수의 비결은 소식하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과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인들이 수레에 폐품 주우며 다니거나 쓰레기 청소를 하러 다니는 것을 보면 건강한 모습으로 보인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일 수 있게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다. 택배, 주유, 청소 등등 정년퇴직 이후에 소일거리 겸 할 수 있는 일자리들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노년이라면 굳이 나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끊임없는 모험심과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영원한 청춘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고독사 따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새뮤얼 얼만(미국시인, 1840-1924)은 청춘이란 시에서 ‘청춘은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이다. 청춘을 때로 이십 세 청년보다 육십 세 노인에게 있다. (중략)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버림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중략)’고 말했다.

건강 100세 시대를 열어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코앞이지만 사회적 안전망을 체계적으로 시스템 시키고 예방정책 등으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시켜 ‘교도소가 양로원’화 되는 불행은 미리 차단시켜야 한다.

당사자인 노년들도 다가올 중년들도 취업이 막막한 청년들 모두 세대 간 활발한 교류로 모든 세대들이 행복해질 사회시스템을 한 발 앞서 만드는 현명한 정부시책이 조속히 마련되어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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