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책 한글도 않읽는 대학생 53.1%

하루 독서 시간이 ‘제로’인 대학생이 지난 해 처음 과반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전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가 2017년 10월에서 11월 전국 국공립 및 사립대 30곳의 학부생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하루 독서 시간을 조사한 결과, ‘0분’으로 전혀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이 53.1%로 전년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책을 전혀 읽지 않는 대학생 수가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5년 동안 18.6%가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한 달 동안 책을 구매하는데 쓰는 돈 역시 자택 거주생이 1340엔, 자취생이 1510엔으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책을 읽는다’고 답한 대학생의 평균 독서 시간은 하루당 51.1분으로 전년에 비해 2.5분이 늘어났다. 다만 독서 시간이 하루 ‘120분 이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5.3%로 지난 10년간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독서의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도 분쿄구(文京区)에 위치한 도쿄대학 혼고(本郷) 캠퍼스 정문 <사진=최지희 기자>

‘대학생들이여, 조금이라도 좋으니 책 좀 읽자’

아사히신문은 최근 대학생들이 책과 멀어지는 현상을 막고자 고쿠가쿠인(国学院) 대학 젊은 직원들이 한 권의 책을 발간한 뉴스를 비중 있게 실었다. ‘나의 한 권’이라는 제목의 책은 각계 저명인사 109명이 서적 한 권씩을 소개한 글을 묶어 펴 낸 것으로, 모두 무상으로 참여했다. 

요시노 겐자부로(吉野源三郎)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소개한 유명 저널리스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의 글로 시작하여, 작가 이케이도 준(池井戸潤), 요코즈나 하쿠호 쇼(白鵬 翔), 배우 도다 에리카(戸田恵梨香), 디자이너 모리 하나에(森英恵), 전직 장관, 현직 도지사까지 면면들도 다양하다. 

109명의 저명인사가 소개한 책을 엮은 ‘나의 한 권’ <고쿠가쿠인 대학 홈페이지>

책 만들기에 나선 이들은 고쿠가쿠인 대학의 20~30대 직원 11명이 중심이 되었다. 각자 평소 만나고 싶었던 저명인사 약 300명에게 직접 전화와 메일을 돌린 결과, 이들 중 109명으로부터 원고를 받을 수 있었다. 기획 동기에는 ‘젊은이들이 책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한 위기감’이 있었다. ‘나의 한 권’을 편집할 때도 ‘최대한 읽기 쉽게’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소개할 서적 사진으로 한 면을 가득 채웠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120자부터 1300자 정도의 소개글을 실었다. 글자 수가 작은 소개글을 앞부분에 배치해 오랜만에 책을 손에 든 이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고쿠가쿠인 대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배포되고 4월 25일부터 일반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독서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 별 상관없다?

한편 조사에서는 독서 시간이 줄어드는 반면, 대학생의 1일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전년보다 15.8분 늘어 하루 177.3분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어질수록 책을 읽지 않는 경향이 생기는 걸까. 

퇴근시간대 전철 안의 모습. 승객 대부분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도시샤(同志社) 대학 학습지원・교육개발센터 하마지마 고우지(浜島幸司) 교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독서 시간의 감소와 스마트폰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독서 시간 감소는 문과계 보다 이과계, 특히 의치약학 계통이 현저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전공 분야의 속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책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쥔 광경은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독서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틈이 생기기만하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의도적으로 저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Tag키워드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