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력 영입 한계···소속 불문, 계열 브랜드 3100개 점포에서 스태프 공유

가스토, 조나단 등 27개의 외식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대형 외식프랜차이즈 스카이라크그룹이 일손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카이라크는 그룹 산하의 3100개 점포에서 근무하는 약 10만 명의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 스태프들이 소속과는 다른 점포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카이라크는 이를 위해 약 100억 엔을 투자한다.

일본의 외식업계는 만성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리면서 시급 등 임금인상을 통해 인력확보에 매달려 온지 오래다. 하지만 한정된 일손을 두고 서로 뺏고 빼앗는 상황만 지속될 뿐, 임금인상만으로 인력난 문제를 해소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스카이라크가 업계 최대규모인 100억 엔을 투입해 정보공유시스템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제한된 인적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일손부족 문제를 그룹 자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래픽=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자료=일본총무성, 후생노동성, 리크루트잡스

스카이라크의 정보공유시스템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그룹내 27개 브랜드 3100개 점포에 도입될 예정이다. 신시스템이 도입되면 개업 등으로 일시적인 일손부족 처한 점포에 다소 여유가 있는 근처 점포 소속의 스태프를 대체 투입할 수 있게 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업계에서는 개별 점포별로 점장들의 판단 아래 스태프를 파견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스카이라크처럼 대규모 시스템 투자를 통해 전사적인 차원에서 타 점포 소속 스태프를 투입하는 시도는 업계 최초다. 스카이라크는 이를 위해 브랜드별로 제각각이었던 접객매뉴얼을 통일화하는 한편, 접객 순서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자택이나 점포내에서도 시청할 수 있도록 하여 현장에 즉시 투입가능토록 스태프들의 역량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정보공유시스템의 사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일시적으로 일손부족에 처한 점포가 일손이 필요한 날짜와 시간 등을 게시판에 올리면, 해당 일시에 근무가 가능한 스태프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이에 응모하는 방식이다. 매칭되면 점포와 스태프 모두에게 통지되고 응모자는 해당점포에서 약속된 시간만큼 일을 하면 된다. 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소속이외의 점포에서 일한 경우에는 시급을 올려 지급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스카이라크의 정보공유시스템은 점포입장에서도 메리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태프 입장에서도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확대되는 등 효용가치가 높다. 예를 들어 자택과 가까운 점포에 소속된 아르바이트생이 학교 근처에 위치한 점포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가 하면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고 싶은 경우에도 이 시스템 아래에서는 굳이 다른 외식업체나 점포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의 특성상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등 짧은 시간대에 일손이 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특히 스카이라크의 정보공유시스템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식업계의 인력난은 해를 거듭할 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8년 1월 기준 음식물 조리업의 유효구인배율(파트타임포함)은 3.5배로 1995년 통계 개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시급도 계속 오르는 추세로, 리크루트 전문지 '리크루트잡스'의 2월 조사에서는 수도권 음식업계 시급이 989엔으로 과거 최고수준을 갱신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스카이라크의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이같은 외식업계의 절박한 일손부족 문제가 깔려있다. 이로 인해 스태프를 기업내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스카이라크 뿐만 아니라 일본 외식소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도 단기간 일손 공백이 발생한 점포의 정보를 공유해 스태프를 매칭시키는 시스템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타리즈커피재팬도 직영점 소속 약 7000명의 스태프를 대상으로 올해 봄부터 소속외 스태프 투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시스템 운용 방식과 구조는 스카이라크와 대동소이하지만, 시급은 소속 점포의 시급에 교통비, 그리고 수당으로서 수십엔 정도를 가산해 지급할 방침이다.

일본의 외식업계는 시급인상, 식재료값 상승, 임대료급증 등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채산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9년 10월에 예정되어 있는 소비세 증세로 인한 매출하락 우려에 대한 경계감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스카이라크그룹을 포함 외식업계 전체의 생산성향상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면, 2019년 이후에는 기업의 생존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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