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지자체, 인터넷·SNS 통한 상담 사업 본격 시작

‘자살을 생각하는 당신에게. 메시지를 클릭하면 상담 페이지로 직접 이동합니다’

도쿄 아다치구(足立区)가 젊은층의 자살 대책으로 ‘자살예방 게이트키퍼(정보관리자)’를 도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인터넷 상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단어가 검색되는 경우 메일을 통한 상담을 권유하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구가 위탁한 전문 상담원에게 연결해주는 구조다. 아다치구는 2018년도 예산안으로 사업비 약 445만 엔을 책정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 관계자는 작년 12월까지 약 1년간 ‘죽고싶다’, ‘자살방법’ 등 자살과 관련된 어구 330개가 월 평균 4350회 검색되었다고 밝혔다.  

자살 방지 포스터 <출처: NHK 온라인 페이지>

아다치구가 이러한 대책을 도입한 데는 지난해 10월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은 ‘자마시(座間市) 사건’이 배경이 되었다. 가나가와현(神奈川県) 자마시의 한 아파트에서 젊은 남녀 9명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으로, 범인은 트위터를 통해 자살에 관심을 보인 이들을 유인하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12월 관계각료회의에서 SNS 상의 자살 유인 메시지 삭제 및 자살 관련 글을 게시한 이들을 조기에 상담 기관과 연결시키는 등의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젊은 남녀 9명이 살해된 가나가와현 자마시 아파트 <니혼TV 뉴스 화면 캡쳐>

지난 1월에는 자살자 수가 8년 연속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유일하게 미성년자의 자살은 늘어났다는 통계가 발표되어 우려를 자아냈다. 2017년 한해 자살자 수는 총 2만 1140명으로 전년 보다 757명 감소하여 8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나(경찰청 통계), 후생노동성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전 연령층 가운데 미성년자 층만이 유일하게 증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청의 통계를 보면 자살자 수는 1998년부터 14년 연속 3만 명을 넘어섰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작년에는 피크였던 2003년(3만 4427명)의 60% 정도에 그쳤으며,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는 16.7명으로 통계를 시작한 197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살자 1만 9754명을 분석한 결과, 감소세가 가장 약했던 연령층은 20대로 고작 5명 감소에 그쳤으며, 19세 이하는 유일하게 증가(29명)한 516명을 기록했다. 이들이 자살을 선택한 원인은 ‘학교 문제’가 15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원인미상이 18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27일 자살대책강화기간인 3월부터 SNS를 통한 상담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젊은층이 주된 대상인 상담 사업은 무료통신 어플리케이션 ‘LINE’ 등을 통해 실시할 예정으로, 자살대책에 힘써온 13개 단체에 상담을 위탁한다. 3월 1일 이후 LINE에 계정을 설치하여 채팅 형식으로 상담 받거나 트위터를 통해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3월 1일부터 시작되는 LINE의 10~20대 여성 전용 자살상담 채팅창. “괜찮으면 얘기를 들려줘”라는 안내 문구가 떠 있다.

이처럼 SNS를 비롯한 인터넷을 통한 상담 창구를 마련한 것은 통신 수단의 변화로 인해 전화를 이용한 상담 사례가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2016년에 ‘일본생명의전화연맹’으로 접수된 자살 관련 상담 건수 가운데 20대 이하는 13%로, 2004년의 약 25%에 비해 급감한 바 있다. 한편 NPO법인 자살대책지원센터 관계자는 “현 대책으로는 젊은층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민간단체에 보조금을 내는 수동적 방식으로만 대응해온데다, 상담원들의 노하우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SNS를 통한 상담은 대면이나 전화 상담에 비해 상담자의 말투나 표정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적절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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