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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에 그친 日금연정책···실효성·불평등 논란
절반에 그친 日금연정책···실효성·불평등 논란
전체 음식점 과반 이상 그대로 흡연 가능할 듯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2.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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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 2020년부터 100㎡ 이상 음식점, 전면 금연 추진

“불공평하죠. 가게 크기로 결정한다는 게. 차라리 다 금연이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도쿄 신바시(新橋)의 이자카야 점장 A씨는 얼마 전 100㎡ 이상의 음식점 전면 금연 방안이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나왔다. 금연 올림픽도 좋고 간접흡연 방지도 맞는 말이지만 당장 흡연이 가능한 다른 이자카야로 손님들을 빼앗길까 노심초사다. 가게 전체를 금연석으로 바꿔도 매출에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 이견에는 “정부 측 입맛에 맞는 사례만 크게 보도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지난 22일 자민당 후생노동부회는 100㎡ 이상의 음식점에 대해서는 전면 금연을 실시하고 이보다 작은 규모의 개인 경영 혹은 자본금 5천만엔 이하의 기존 음식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흡연을 인정하는 내용의 정부 추진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음식점 등이 금연 전용실을 준비하는 기간을 고려해 대책의 전면 실시는 2020년 4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위반이 명백할 경우 시설 관리자에게 최대 50만엔, 실제 흡연자에게는 30만엔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여당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법안을 3월 초 각의 결정한 뒤 6월까지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별도의 흡연실이 설치된 점포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작년 3월 후생노동성이 공표한 원안은 면적 30㎡ 이하 바・스낵 등의 주점 이외 음식점은 실내 금연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각의 결정을 앞둔 이번 안은 2020년 도쿄 올림픽 개회 이전에 시행하기 위해 원안보다 규제를 대폭 후퇴시킨 셈이다.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 비해 흡연자에게 관대한 문화가 남아있어 흡연자들과 일부 정치권의 반발로 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일본도 ‘금연이 상식인 나라’로 변모하기 위해 적정한 선에서 타협을 도모한 모양새다.

일본은 그간 세계보건기구(WHO)의 간접흡연대책 등급 가운데 최저 등급에 머물러 ‘흡연자 천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WHO는 2010년 담배 없는 올림픽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올림픽을 개최한 런던과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음식점 등에서 실내 전면 금연을 실현시켰다. 며칠 전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바 등의 일부 업종 이외에는 전면 금연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의 추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으로 예외를 적용받는 음식점은 전체의 약 55%에 이른다. 전국암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월에도 간접흡연방지대책 강화를 요청하는 서한을 정부에 제출하는 등 금연 구역의 확대를 주장해왔다. 아마노 신스케(天野慎介) 이사장은 “예외가 전체 음식점의 과반을 넘는다는 건 흡연을 인정하겠다는 거다. 너무나 시대착오적이다”며 반발했다. 도쿄 올림픽 개회에 맞추기 위해 생명을 지킨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법안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것이 연합회의 입장이다.   

지난 1월 24일, 전국암환자단체연합회가 정부에 서한을 보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출처=전국암환자단체연합회 홈페이지>

어찌됐든 기존의 대형 음식점은 앞으로 전면 금연을 선택할지, 흡연실을 따로 만들지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놓였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내어놓은 개정안이 실효성과 불평등 논란에서 벗어나 순항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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