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근했다’ 11.2%, ‘향후 실시 의향 있다’ 57.0%에 불과

일본 경제산업성과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합작해 야심차게 도입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23일로 1년을 맞았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평소보다 이른 오후 3시에 퇴근을 장려해 여가생활과 소비촉진으로 내수시장 활성화를 꾀한 정책으로 한국에서도 주목 받은바 있다. 도입 첫해인 2017년에는 매해 연말 실시되는 ‘신어(新語)・유행어대상’ 탑10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추진협의회가 23일 발표한 성적표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1년간의 회고’에 따르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신청 기업 8,000사 가운데 설문에 응한 곳은 1,644사로, 이들 중 실제 관련 이벤트나 캠페인을 실시한 기업은 1,130사였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실시로 인한 매출 효과’에 대해 ‘늘었다’가 4.3%, ‘조금 늘었다’가 18.1%로 효과를 본 곳은 약 2할에 불과했다. ‘앞으로도 실시한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반드시 하겠다’가 14.0%, ‘굳이 말하자면 하겠다’가 43.0%,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가 30.4%, ‘하고 싶지 않다’가 12.6%로, 절반 가까이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미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중지한 사업자도 있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참여한 기업의 매출 그래프. <자료=프리미엄프라이데이 추진협의회

이어서 전국 20-59세 남녀 직장인 2,015명을 대상으로 2017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해당일의 조기퇴근 여부를 물은 결과, ‘평소보다 빨리 퇴근했다’고 답한 비율은 평균 11.2%에 불과했다. 뿐만이 아니라 대기업에 비해 중소・영세기업에서의 이행률은 더욱 떨어지는 등 효과가 지극히 한정적이었음이 나타났다. 추진협의회 측은 “사례를 더욱 연구하는 등 정착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문제들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세코 시로히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아직은 그렇게 많이 침투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1년째 치고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착실히,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평가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지방에서의 정착이 과제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1주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특별히 관심 없다. 적어도 국회 개회 중에는 금요일이라고 해서 다를 게 거의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착실히,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답하는 세코 시로히게 경제산업상 <후지TV 뉴스 화면 캡쳐>

사카키바라 사다유키(榊原定征) 경단련 회장은 나고야(名古屋) 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지도는 높아졌다고 본다. 소비 진작 면에서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지역에선 효과가 있지만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지역도 있다”고 1년을 평가했다. 과제로서 “전국 규모로 확대해 나가는 것과 함께, 월말 금요일이라는 개최 타이밍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끈기 있게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욕을 내비췄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추진협의회 공식 홈페이지 화면

한편 일찍 퇴근하더라도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정부와 경제단체에게 있어 뼈아픈 부분이다. 실제로 “여가 시간이 생기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자거나 TV를 보겠다”는 비율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와 소비촉진과의 연관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각이 대세다. 한 일본 신문 기자는 “휴일로 지정하는 정도의 파격적 조치가 없는 한 직장인에게 조기퇴근은 무리”라는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2년차를 맞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정착의 길은 앞으로도 멀고도 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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