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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요미우리신문'이 통째로 사라졌다
10년 만에 '요미우리신문'이 통째로 사라졌다
日신문 발행부수 115만부 감소···전년대비 2.7%↓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8.02.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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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최대 신문사인 요미우리의 발행부수는 1천만부가 넘는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방대한 양을 발행하는 만큼 여전히 일본은 종이신문 대국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의 추세라면 더 이상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신문협회가 집계한 2017년 10월 시점 신문발행총부수는 4212만 8189부로 1년전에 비해 115만부나 감소했다. 2007년 5202만 8671부 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0년 만에 1천만부가 줄어든 셈이다.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 신문이 통째로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종이신문 발행부수는 1997년 5376만 5000부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00년 이후에는 단 한번도 전년수준을 넘어본 적이 없다. 발행부수 감소폭도 2008년 이후로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2017년 감소폭은 직전년의 2.2%보다 더 커진 2.7%에 달했다.

대부분 일본의 주요신문사들은 지난 수년간 탈지면화 대책의 최대 방안으로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신문사들의 디지털화는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돼왔다. 이들 나라의 신문사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인터넷 퍼스트'를 내걸고 종이신문이 배달되기 전에 인터넷 전자판에 뉴스를 게재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7년은 종이신문이 더이상 가장 강력한 정보나 뉴스 전달의 매개체로서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하게 된 시기로 취급된다. 이 해는 애플의 아이폰이 발매된 시기로 휴대전화에서 취급할 수 있는 정보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이듬해인 2008년부터 일본의 신문 발행부수 감소폭이 더욱 커진 것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보급이 늘어난 것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문의 디지털화가 필연적인 흐름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미국과 일본의 신문 디지털화 환경은 사뭇 다르다.

미국의 경우, 일본과 같은 '전국지' 보다는, 대부분 로컬신문에 가깝다. 이유는 국토가 넓고, 밀집된 주거 형태를 띄고 있지 않아 전국적인 배송망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면적·주거형태의 핸디캡은 오히려 디지털화 추진에 순풍으로 작용했다. 신문사 입장에서는 디지털화가 기존 종이신문 독자의 마이그레이션뿐만 아니라 신규 독자 유입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즉, 디지털화를 통해 종이신문 시대보다 더욱 많은 독자들을 거느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전자신문은 종이신문과 비해 일반적으로 구독료가 낮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종이신문에서 전자판으로 변환한다면, 종이신문에서 얻을 수 있었던 구독료를 챙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신문사의 경영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의 신문사는 이를 신규독자를 확보함으로써 타개할 수 있었다.

또 한가지 묵과할 수 없는 것은 만국공용어로 취급되는 영어가 가진 장점이다. 영국과 같이 국토가 좁은 나라의 신문인 파이낸셜타임즈(FT) 등도 모국어인 영어를 사용해 전세계에서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화에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산케이신문 등 대형 신문사의 대부분이 전국지다. 이들 신문사는 전국 방방곡곡에 자사의 신문 배송망을 갖추고 있다. 바꿔말하면, 디지털화를 추진해도 새로운 지역의 구독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종이신문 구독자를 전자판 독자로 전환해도 독자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인터넷 퍼스트'를 단행하면 기존 종이신문 독자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디지털화를 가로막는 또 다른 이유는 광고 수익이다. 종이신문의 2대 수입원은 신문판매점을 통한 판매수익과 지면에 게재하는 광고수수료 수입이다. 지면 광고의 경우 1페이지 전면광고에 1000만엔을 넘지만, 전자판의 경우 이런 고액의 광고는 집행되지 않는다.

디지털화가 진행됨에 따라 발행부수가 줄어들면 고액의 지면광고 수수료 수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신문사가 그간 관행처럼 유지해오던 '부수강매'가 발행부수를 허수로라도 유지해 지면광고 단가의 폭락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인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일본의 신문사들이 디지털화에서 활로를 찾을 수는 없어 보인다.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이 디지털화에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수익면에서 지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면 만을 고집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매년 100만부씩 줄어드는 발행부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신문판매수익과 광고수수료 수입, 두축을 기반으로 언론사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해왔던 일본 신문사들이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장벽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이상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신문'은 사업으로서 성립될 수 없는 것일까. 또한 우리는 저널리즘을 담당하고 있는 신문사의 몰락을 마냥 지켜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저널리즘이 사라지고 세상이 좋아질 리 없다. 매년 줄어만 가는 신문발행부수를 '디지털화는 대세'라며 한가로이 쳐다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는 일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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