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순이익 4.5배 증가···점포 100개 확대까지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HD)가 13일 발표한 2017년 성적표에 일본 햄버거 시장이 들썩였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약 4.5배 증가한 240억 엔으로 과거 최고치를 기록한 것. 기한이 지난 닭고기 사용 문제 등으로 떨어진 실적을 완전히 회복하면서, 그간 축소해온 점포망을 10년 만에 늘릴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2536억 엔, 영업이익은 172.9% 증가한 189억 엔을 올렸다. 기존 점포의 매상은 작년 말까지 2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고객수는 전년 대비 8.9% 늘어났다. 점포당 월매출액 평균은 2001년 상장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7년 리뉴얼로 히트한 프리미엄 로스트 커피

이처럼 지난 한 해 일본 맥도날드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가운데, 그 비결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먼저 ‘프리미엄 로스트 커피’를 리뉴얼하는 등 레귤러 상품의 개량에 힘을 쏟은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1월에는 ‘제1회 맥도날드 총선거’를 개최해 좋아하는 햄버거를 구입한 후 인터넷을 통해 투표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특성과 맞아떨어져 총 약 110만 명이 참가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8월에는 ‘막꾸(マック)’, ‘마꾸도(マクド)’ 등 맥도날드 애칭 인기 대결을 실시하기도 했다.  

제1회 맥도널드 총선거 홍보물

전반적인 햄버거 소비 증가도 한몫 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그간 감소했던 일본 햄버거 점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 햄버거는 거품경제가 붕괴해 디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002년에 맥도날드가 59엔짜리 햄버거를 출시하는 등 긴축 소비의 상징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출산으로 감소 경향인 일본 외식시장에서 햄버거 업계가 이례적인 개점 경쟁에 돌입했다"며, 버거킹과 맥도널드 등이 대대적인 신규점포 개설을 재개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호조세는 최근 수년간 외국인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햄버거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때 유통 기한이 지난 중국산 닭고기 사용(2014년), 이물질 혼입(2015년) 등으로 홍역을 치루기도 했던 일본 맥도날드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편, 채산성이 떨어지는 매장의 패쇄 및 기존 매장 리뉴얼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4년 말에는 2006년 피크 때보다 약 1천점 줄어든 2898점까지 점포수가 줄었다. 

16일 맥도널드 도쿄 후타코 타마가와(二子玉川) 점의 평일 오후 3시 경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해 실적을 발판삼아 향후 3년간 점포수를 100개까지 늘리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사라 카사노바 사장은 “비지니스의 장래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하면 매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우버 테크놀로지스와 연계하여 실시중인 택배 서비스(약 260점포)도 대상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목표는 프랜차이즈와 직영점을 합쳐 매출(17년 4901억 엔)을 2020년 말까지 평균 5%씩 늘리는 것이다.

한편 일본 외식 산업계의 일손 부족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시간급이 높아져 지출이 상승하면 채산성이 떨어지는 점포가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햄버거 업계에서는 1990년대 대량 개점의 반동으로 2000년대 채산성이 떨어진 점포를 줄줄이 폐점했던 아픈 경험 때문에 개점 경쟁 뒤에 다시 폐점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악재의 늪에 빠졌던 일본 맥도날드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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