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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올림픽이 ‘다이스키(너무 좋아)’
일본인은 올림픽이 ‘다이스키(너무 좋아)’
일본의 뜨거운 평창 올림픽 보도 열기, 그 배경에는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2.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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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올림픽을 좋아하기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나라다. 그만큼 평창 올림픽을 향한 열기도 뜨겁다. NHK, 민영방송을 불문하고 채널만 돌리면 평창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10일 발간된 조간신문 1면을 살펴보니, 올림픽 개회식을 톱기사로 다룬 신문은 요미우리와 마이니치신문이었다. 산케이신문은 올림픽 기간 중 이뤄졌던 한일정상회담을,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인 ‘모리토모(森友) 문제’를 1면 메인 기사로 실었다. 산케이와 아사히의 경우 올림픽을 톱기사로는 다루지 않았지만, 스포츠 신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올림픽 뉴스를 지면에 할애한 것은 다른 종합 일간지와 마찬가지였다.

일본 스스로도 ‘올림픽 사랑’을 인정한다. 이나가키 고스케(稲垣康介) 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은 13일 칼럼에서 ‘일본은 세계 굴지의 올림픽 사랑 국가’라 설명했다. 특히 일본 언론의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더욱 유난하다. 언론 관계자는 “시차가 없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지만, 도쿄 올림픽을 앞둔 참이라 더욱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NHK를 비롯한 민방 뿐 아니라 교도통신, 주요 신문사들은 수개월 전부터 평창에 인력을 대거 파견해 만반의 중계 태세를 갖췄다. 이러한 준비성은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와 개최국 한국의 중계 열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스포츠 경기 소식 뿐 아니라, 북한 고위급 대표단, 예술단 및 응원단의 일거수일투족도 빼놓지 않고 실시간 보도하고 있다. 관련한 특집 프로그램도 다수 편성했다. 전체적으로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대세다.  

10일 모리토모 문제를 1면 톱기사로 다룬 아사히신문도 11일부터 연일 올림픽 뉴스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 겨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가 매해 삿포로(札幌)에서 열리는 ‘삿포로 눈 축제’이다. 눈 축제에서 사용된 거대 눈 조형물을 해체하는 작업까지 관광객의 인기를 끌 정도다. 그런데 실행위원회 공식 발표에 따르면, 12일 폐막한 이번 행사는 예년보다 기간을 하루 늘려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입장객수 과거 최다였던 작년보다 약 10만 명 감소한 254만 3천명에 불과했다. 그 배경에 바로 평창 올림픽 중계 영향이 있었다고 하니, 일본인의 올림픽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삿포로 눈축제의 거대 눈 조형물 <삿포로 눈축제 공식 홈페이지>

한편 2020년 자국에서 맞이할 최대 이벤트인 도쿄 올림픽을 위한 준비와 관련 논의가 한창이다. 특히 ‘도쿄 올림픽 레거시(유산)’라고 하는 사회적 화두는 논의의 중심에 있다. 2일 저녁 주일미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강연회 ‘올림픽 스타디움을 부(負)의 유산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미국의 경험에서 배우다’는,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열기로 가득했다. 참석자 사이에서는 “저성장, 저출산, 초고령화, 경기침체 시대에 도쿄 올림픽의 레거시가 대체 무엇인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도쿄 패럴림픽 홍보 잡지에 모델로 등장한 패럴림픽 선수. 강연회에서는 패럴림픽에 대한 홍보도 빠지지 않았다.

강연회에 대담자로 나선 와세다(早稲田)대 스포츠학과 교수 하라다 무네히코 씨(原田宗彦) 는 “낙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올림픽의 열기를 기업에서 이어나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바운드를 늘려서 도쿄 레거시를 만들자”며 독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도쿄 올림픽 레거시?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미온적 반응이 나왔다. 평창 올림픽에 관한 화제도 빠지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을 통해 드러난 과제들을 도쿄 올림픽에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올림픽 사랑 국가’ 일본의 눈과 귀가 이토록 평창에 쏠리고 있는 데는 이처럼 도쿄 올림픽 성공이라는 절실한 바람도 함께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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