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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과유불급동일 사건을 대하는 韓日 양국 국민의 관점 차이
2018.02.12 | 최종 업데이트 2018.02.12 18:31 | 염종순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
닛테레 24 방송화면 캡쳐

지난 1월 22일, 동경 지역을 중심으로 4년만의 폭설이라는 큰 눈이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생활 30년 가까이 됩니다만,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적이 있는가 싶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 7시, 퇴근길에 나섰지만 전철이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결국 평소 30분 남짓 걸리던 퇴근시간이 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폭설로 인해 버스운행이 중단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전철을 이용하려고 밀려들면서 역사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철마저 정상운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플랫폼은 물론 전철역사마저 초만원이 되어 급기야 승객들의 전철역 입장을 봉쇄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지요.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일반 도로를 달리는 버스나 비행기가 폭설로 운행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겨우 20센치 내린 눈에 레일 위를 달리는 전철과 지하철이 이렇게 지연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승객들 그 누구도 한마디 불평을 털어 놓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철이 언제올지 몰라서 하염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나, 좁아 터진 전동차 안에서 숨죽이고 서있는 사람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였죠.  

왜 전철운행이 지연되었는가 확인해 보니 결론은 허무하게도 혹여 눈길에 전차가 미끄러지면 안되니까 평상시 보다 훨씬 서행운전을 했다고 하더군요. "혹여라도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거냐"면서요.

그러고 보니 얼마전에 동경에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른다면서 미사일 대피훈련을 실시했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저는 아베정권이 최대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분위기를 고조시켜서 바닥에 떨어진 정권에 대한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속셈을 가지고 위기의식을 조장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방송국에서 실시한 시민과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미사일 공격을 대비해서 미리미리 훈련을 해두면 정작 미사일이 날아와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면서 긍적적인 측면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북한과 직접 휴전선을 맞대고 사는 우리들의 평온한 생활에 비추어보면, 일본인들의 행태는 마치 전쟁이라도 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 씁슬하지만 말이죠.

그러나 머리를 식히고 차분한 마음으로 일본인의 시각에서 우리나라를 바라보면 무척이나 둔감한 사람들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전 제천목욕탕 화재사건이나 서울의 여관화재 사건 등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아무런 대책을 수립하지 않아 벌어진 인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며 "괜찮아요, 뭔일 있겠어요"라는 재해불감증이나 북한에 대한 안보불감증은 우리가 고쳐야할 태도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이번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에 대한 일본사람들의 대응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아 직접 일본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번 폭설에 대한 철도회사 측의 대응에 불만이 없느냐구요. 그랬더니 의외로 불만이 많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항의하지 않는냐"고 물으니 "남들도 안하는데 나혼자 나서서 그런 이야기를 어떻게 하냐"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일본사회의 일반적 정서를 고려하면 이들의 심리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튀어나온 못은 망치질을 당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과 색다른 행동이나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 듯 싶습니다. 일본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울 때도 남들과 달리 튀는 행동, 혹은 남들에게 피해주는 일을 하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지요. 

수년전 한 일본의 저널리스트가 취재 및 봉사활동을 한다며 중동의 분쟁지역에 가서 활동하다가 IS에게 포로로 잡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IS는 이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몸값을 요구했지만, 일본정부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참수되는 불행한 사태가 초래됐었습니다.

당시 일본사회에서는 참수라는 극악무도한 행동을 한 IS를 비난하기에 앞서, 분쟁지역에 가지말라는 정부의 권고에 따르지 않은 피해자를 탓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결국 피해자의 어머니는 방송에 출연해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아 포로가 된 자식들을 탓하며 그로 인해 일본 국민들에게 심대한 심려를 끼쳤다면서 머리숙여 사죄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일본인의 습성인가 싶습니다. 자국민이 참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원인 제공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사회풍조가 일본에는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노무현정부 시절,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그때 우리 국민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못한 못난정부라면서 정부를 비난했었지요. 이렇듯 두나라 국민들은 참으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우리는 그 반대로 문제를 안고 있는 듯 합니다.

염종순 (Ph.D)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
총무성 전자정부전문위원
사가현 타쿠시 정보화어드바이저
메이지대학 전문대학원 가버넌스과 강사
와세다대학대학원 수료
국립사가대학대학원 박사후기과정 수료 학술박사(Ph.D)

염종순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  press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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