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이 일 년 동안 책을 1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결과에 비해 성인은 5.4% 학생은 3.2% 감소했으며 성인 독서률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책 안 읽는 나라’라는 사실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책읽기가 어려운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일, 학원 등 이유), 휴대전화 이용 및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 습관이 들지 않아서 순으로 나타났다. 성인은 일에 치이고 업무에 쪼들려서,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피곤한 하루의 일상을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때는 핸드폰으로 SNS를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보내느라 책에 시선을 둘 여지가 없다. IT 강국의 또 다른 이면이다.

전자책이 처음 등장했을 때 종이책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종이책 시장은 오히려 반등을 하고 있으며 오히려 전자책이 주춤하고 있다. 현재는 종이책이 갖고 있는 장점과 전자책이 지니고 있는 장점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종이책 독서만이 줄 수 있는 효용가치 중 하나가 공감능력이다. 독서를 통해 타인의 의견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공감능력을 배울 수 있다. 스스로가 모든 체험을 하면서 익힐 수 없으므로 책을 통해 간접체험을 하게 되고 그를 통해 생각이 커지고 소통의 기반인 공감 능력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다.

요크대 연구팀이 수백 명의 실험자를 대상으로 MRI 촬영을 했다. 그 결과 글을 읽을 때 활성화 하는 뇌 영역이 일상생활에서 타인을 이해하는데 관여하는 뇌 영역 보다 훨씬 컸다는 연구결과로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같은 내용이라도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읽을 때 해석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전자책으로 읽은 사람은 글에서 추론을 이끌어 내거나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공감은 종이책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눈을 마주하고 상대방이 전하는 비언어적 요소(손짓 발짓 몸짓 등)를 잘 캐치하고 상호교감으로 완성되어지겠지만 그 이해의 밑받침이 독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간서적을 먼저 읽고 좋은 책을 경영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한근태 소장(한스컨설팅 대표)은 “삶에서 가장 중요 요소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인데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읽기입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사는 사람이고 공감능력 또한 뛰어나서 매력적인 사람이 됩니다.” 라고 말해 종이책 읽기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종이책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자책을 꾸준히 읽는다는 임모씨(42, 고양시)는 최근 ‘교보문고 e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책 읽어주기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꽤 흥미롭고 좋다고 말한다. 가끔씩 식사 시간에 책읽기를 틀어놓는데 가족 모두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라디오를 듣는 기분과 내용에 대해 자연스레 토론하는 계기도 마련되어 일석이조였다고 한다.

책을 눈으로 보는 대신 듣기를 원하는 독자들의 공통점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독서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교보분고 e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TTS 방식의 책 읽어주기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수는 총 54,624명으로 매월 전월 대비 10% 수준의 이용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독서가 되었든 청서가 되었든 간에 책읽기를 했다는 사실이 팩트라면 좋다. 전자책 보다는 종이책이 공감 능력이 커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해도 책을 안 읽는 데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시대가 변해서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고 독자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적어도 일 년 동안에 단 1권의 책도 안 읽는 문맹에 가까운 독서는 벗어나야 한다. 골목 서점의 다양한 변신과 도서관 프로젝트, 출판사들의 다양한 형태의 독서모임 등이 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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