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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원 리포트] ‘방일 외국인 4천만 달성’은 일도 아니다?日, ‘문화경제전략’ 발표, 공중 화장실 양변기 전환 등 손님맞이로 분주
2018.01.06 | 최종 업데이트 2018.01.06 10:40 | 도쿄=최지희 통신원

2018년 새해 첫 금요일 오후의 도쿄 시부야(東京渋谷) 스크램블 교차로. 사선 방향으로 절묘하게 교차하여 일사분란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인 풍경 그 자체다. 물론 길을 건너는 인파 속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츠코시(三越) 백화점과 최근 오픈한 긴자 식스(GINZA6) 등 쇼핑 명소가 즐비한 긴자(銀座)는 쌀쌀한 날씨에도 다양한 인종의 관광객으로 널찍한 보도가 비좁게 느껴질 정도다.

1월 5일 오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인파를 사진에 담는 관광객들 <사진=최지희 기자>

일본 관광청이 2017년 12월 2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1월 방일 외국인 수(추정치)는 전년 동월 대비 26.8% 증가한 237만 7900만 명에 이른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방일 외국인 수는 2616만 9400명으로, 작년 한 해(2403만 9700명)에 기록한 수치를 또다시 갱신하여 5년 연속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방일객 수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5.8%, 31.0% 증가하였으며, 한중 양국의 방일객 수는 전체 방일객 수의 50%에 달한다.

실제 도쿄 번화가나 관광지를 걷다보면 최근 들어 유난히 중국어와 한국어가 자주 들려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8월 일본무역진흥기구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인이 여행하고 싶은 나라 1위로 일본이 꼽히기도 했다. 한국 역시 일본 여행 붐이라 할 정도로 일본 여행이 인기인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는 2017년 한해 방일객 수가 과거 최고치인 7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인 7명 중 1명이 일본 땅을 밟았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이같이 늘어나는 해외 관광객의 여세를 몰아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연일 새로운 정책과 아이디어를 내어 놓는 등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일본 정부가 2017년 12월 27일 내놓은 ‘문화경제전략’은, 방일객 급증의 여세를 몰아 일본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새로운 가치 창출 방안으로 ‘문화’에 역점을 둔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문화경제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2020년 방일 외국인 4천만’ 달성이다. 보다 편하게, 보다 많은 관광객이 일본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짜낸 야심찬 아이디어가 36장의 보도 자료를 가득 메우고 있다. 국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의 번호표 배부 시 발생하는 혼잡을 해소하는 방안,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정보를 다국어로 제공하는 집약적 플랫폼을 창설하는 방안 등 실질적인 아이템들이 나열되어 있다. 무엇보다 반복해서 ‘2020년 이후’를 언급하면서 올림픽 이후 동력을 이어가는 방안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본 정부는 일찌감치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바 있다. 2020년을 완공 목표로 하는 각종 시설물 등 도시 계획을 비롯하여, 실내 흡연 구역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특히 편의점 서적 코너의 성인 잡지 비치 중단 결정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관광지의 화장실 양식(洋式) 전환은 정부가 중요 과제로 선정해 서두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관광청이 2016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관광지 화장실의 양변기 보유율은 60%에 그쳤다. 언론은 한술 더 떠서, 서양인들을 위한 배려 차원으로, 어떻게 하면 라면이나 소바를 소리 내어 먹지 않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기까지 한다. 그야말로 일본 전체가 굵직한 시책부터 지나치리만큼 세세한 분야까지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소 이용객이 많은 도요코선(東横線) 시부야 역 화장실. 일본식 변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한편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교토(京都)시에서는 밤늦도록 이어지는 관광객 행렬로 인한 소음 문제 등으로 지역 주민이 고통을 호소하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가 하면, 일본의 화장품 회사가 지역의 한 점포에 ‘중국인 출입 금지’라고 쓰인 벽보를 출입문에 붙이고 중국인 고객을 받지 않는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물론 올림픽 폐막 이후의 경기 침체 및 통상 개최국들이 시달리는 적자 등 근본 문제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경제 관료는 “지금은 모든 것이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 하나에 맞추어져 있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올림픽 이후.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컨텐츠 개발은 필수”라고 지적하며, 현재의 장밋빛 수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 관계자도 “올림픽 개최 후 찾아올 무력감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올림픽이라는 목표가 사라진 이후 새로운 원동력 찾기에도 일찍부터 눈을 돌려야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최지희 통신원  ohayou_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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