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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도 절반 정도 남아있는 시점이다.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달은 ‘송년(送年)’이라는 의미로 각자 모임이 많아지는 달이다. 누구는 일찌감치 11월에 송년 모임을 끝마치고 12월에는 가족 모임 위주로 계획을 잡기도 한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매년 있어 왔고 하루 사이로 크게 바뀌지도 않는데 왜 사람들은 의미를 두려할까?

아마도 지난 해 보다는 올해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각자의 소망이 있어서겠다. 일의 시작과 마무리가 있듯이 한해를 반성해 보고 그 반성을 밑바탕으로 신년계획을 세우면서 새해에는 꼭 ‘이것만은 실천하리라’ 마음먹은 달인 것이다.

가톨릭에서 12월은 대림시기로 그동안 지은 죄를 성찰을 통해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닦아 예수님 탄생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종교계에서는 마음을 닦는 기간으로 12월을 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12월을 각종 송년회 모임으로 술자리 판으로 만들지 말고 한해를 뒤돌아 볼 수 있는 건전한 송년 문화들이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송년’의 의미를 살려 그동안 소식이 뜸했던 친구들에게 안부전화라도 한 통 건다든지 이웃 친지 분들께도 역시 연말을 맞아 안부 인사를 드리는 것도 좋겠다.

올해로 12년째 안양에서 열리는 몰래 산타활동에 참여해온 김창현씨(58, 파주시)는 “대학시절 야학활동을 했던 인연으로 매달 회비에서 일정금액을 떼어 연말 기부금을 내고 크리스마스 즈음 산타활동을 함께 합니다.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조손,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것 같아 기뻐요. 연말에 한번이지만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는 것 같기도 합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연탄기금을 마련하고 함께 연탄배달을 했다는 박모씨(55, 성남시)도 “매년 1차에서 3차까지 술자리를 주로 한 송년회를 올해 처음으로 바꾸어 보았는데 참 좋습니다. 연말이면 당연히 하는 술자리 송년은 몸만 축낼 뿐이었는데 의미도 있고 큰 보람까지 느껴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꼭 의미 있는 송년회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처럼 연말 송년회를 함께 하는 봉사활동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

매해마다 부모님과 형제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가족 달력을 만든다는 최모씨(65, 운정시)는 “직계가족이 모여 각 가정에서의 대소사를 살펴보고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가족달력은 참 의미가 큽니다. 요즘은 핵가족 시대여서 세대 간 함께 모이기도 어렵고 사촌간이라도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는데 이렇게 한 번씩 떠들썩하게 모이다 보면 사촌 간 우애가 저절로 커진 답니다.”라고 말한다.

SNS 시대에 발맞춰 활발한 블로그 활동을 하는 어떤 이들은 온 라인 상의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끼리 매주 주제를 정해 함께 그리고 서로의 그림에 대한 평가를 통해 향상될 수 있도록 했던 그림을 오프라인 전시회를 열면서 송년모임을 한다고 한다. 지역도 다르고 각자 일도 다르고 연령대도 제각각이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이 통해 한자리에서 전시회를 연다니 다른 해 보다 뜻깊은 한해라고 전한다.

어떤 송년이든 한해를 돌아보는 의미의 모임이면 좋겠다. 매년 되풀이되는 연말이지만 연시에 세웠던 계획들이 얼마만큼 진행이 되었고 어느 부분에서 왜 실패로 돌아갔는지 한번쯤 되돌아보면 좋겠다. 새해 계획을 좀 더 세분화시켜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워 달성하는 기쁨을 느끼도록 한다면 올해 보다 내년도의 삶은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 싶다.

매년 되풀이되는 작심삼일이 싫어 연말연시를 그냥 보내고 났더니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이 한해가 훅 지나서 작심삼일일망정 뒤돌아보고 계획을 세우면서 한해를 보내는 것이 낫더라는 혹자의 말처럼 사람은 반성하고 후회하고 그러면서 한걸음씩 성장해가는 동물이다. 그래서 송년회를 누구나 하는 것이니만큼 올해는 나만의 색다른 방법으로 송년(送年)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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