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배당총액 12.8조엔 사상최고치···배당성향 개선없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사상 최대 실적을 배경으로 일본 기업들이 배당액을 크게 늘리면서 2017년도 일본 상장기업의 배당총액이 전년대비 7% 증가한 12조 800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다만 순익 증가로 배당이 늘어나고 있을 뿐, 순이익 대비 배당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5년째 제자리 수준인 30%대 전반으로 여전히 미국과 유럽기업들에 비해 극히 낮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호실적에 따른 일시적인 배당액 증가일 뿐 여전히 소극적이고 일률적이라는 이야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상장기업의 2017년도 배당 실적 예상을 분석한 결과, 내년 3월 올 회계연도를 마감하는 일본 상장기업 가운데 올해 배당을 늘리거나 재개할 계획인 기업은 약 670개사로 전체의 31%에 달한다.

일본 기업들이 배당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수익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영업이익 최고치 경신을 앞두고 있는 소니는 올해 배당을 전년보다 5엔 늘어난 주당 25엔으로 잡고 있다. 순이익 최고치를 내다보는 스즈키도 16엔 늘린 60엔으로 정했다. 스즈키 히로미 골드만삭스 증권 투자전략가는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순익 증가로 배당이 늘어나고 있지만 배당성향은 5년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일본 상장기업 약 60%의 배당성향이 20~30% 수준에 몰려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일본 주요 500대 기업의 배당성향은 평균 31%로 스톡스유럽600지수에 든 유럽 대표기업 600곳(62%)과 S&P500지수의 미국 500대 기업(39%)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신문은 소극적인 배당성향 이외에도 배당을 꼭 해야 한다는 일본기업들의 강박관념과 일률적인 배당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주요 500대 기업 가운데 무배당 기업은 5년 전 22곳에서 지난해 10곳, 올해는 7곳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유럽 600대 기업 중에는 약 40개사,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는 80여 곳이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자본의 효율성을 감안해 유연한 배당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1993년 상장이래 순이익 대부분을 대형M&A 자금으로 활용해 성장을 거듭해온 미국 제약사 '앨러건(Allergan)'은 올들어 대형M&A에 거리를 두겠다며 처음으로 배당에 나섰다.

신문은 배당성향은 투자가 필요한 성장기업의 경우 낮고,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은 높은게 일반적이지만 일본 기업들은 경쟁사들의 수준을 감안해 배당성향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상장기업의 약 60%는 배당성향이 20~30%대다. 

배당성향 25%인 도큐부동산홀딩스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사와 상장기업의 평균을 참고해 배당성향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나 아마존닷컴은 무배당인데 반해 석유대기업인 엑손모빌과 전력 대기업 아메리칸 일렉트릭파워 등은 순이익의 50%가 넘는 배당을 하는 등 개별기업별로 격차가 큰 미국 기업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배당성향이 30%대 수준인 일본 기업들은 순이익의 70%를 내부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기업의 상황에 맞춰 성장에 필요한 설비투자나 M&A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순익의 대부분을 배당하는 등 유연한 배당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히토쓰바시대 이토 토모노리 교수는 "개별 기업이 스스로 성장 단계에 따라 최적의 배당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생명보험협회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바람직한 배당성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배당성향 수준은 괘념치 않는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38%를 차지해 처음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본의 주식시장도 개별 기업들의 개성있는 배당정책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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