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미상 폐손상'이 '곰팡이ㆍ황사' 때문이라다가 '자발적 기금' 조성…왜?

옥시레킷벤키저(대표이사 샤시 쉐커라파카, 이하 옥시)이 가습기 사용으로 인한 폐손상 유발 피해자 개인과 해당 가족들을 위해 50억 원 규모의 지원기금을 인도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일 옥시의 쉐커라파카 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012년 10월 기준으로 집계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으로 영ㆍ유아 36명을 포함한 78명의 죽음에 대해 옥시 관계자는 “모든 사항이 법적으로 진행 중이니만큼 현재의 의견을 말 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며 “법률적으로 성심성의껏 응하겠다”고만 일축한 바 있다.

게다가 옥시는 피해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국내 최대 법률 사무소 ‘김앤장’을 통해 법정다툼을 하고 있다.

이에 환노위 소속  민주당 장하나 의원에 따르면 옥시가 “폐손상 원인이 가습기살균제가 아니라 곰팡이나 황사 때문일 수 있다고 소송대리인 김앤장을 통해 변론한다”며 “이는 명백한 궤변이며, 소송을 장기화하기 위한 노림수”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어 장 의원은  특히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가 “치명적인 폐손상 발병이 곰팡이와 황사요인이라는 변론은 해당 소송의 장기화를 노린 일탈행위”라는 주장했다.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당번' 수십억 원 매출에 법적대응만 하다가…

장 의원은 “2011년 가습기살균제 6개 제품을 강제회수하고 사실상 사용금지조치를 내린 후에 동일한 폐손상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바로 가습기살균제가 폐손상의 원인임이 명백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에도 환노위 소속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옥시가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독성실험도 하지 않은 제품을 생산ㆍ판매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임상실험을 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옥시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가습기당번 423만 병을 판매했고, 51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된 잇단 사망 사건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약 120명의 영유아ㆍ아동ㆍ임신부ㆍ노인 등이 사망했다.

장 의원 역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피해신고는 541건, 이중 사망건수는 144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의심사례만 해도 400건이 넘어 현재 가습기살균제 중증환자들은 엄청난 폐이식 수술비와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옥시 측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옥시가 조성할 기금은 현재 진행중인 소송과 법적 책임과 무관하게 조성될 것”이라며, “향후 법원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옥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다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옥시는 이어 “해당기금의 혜택이 소송에 참여한 특정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당사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선 정부 및 여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옥시는 내‧외부 전문가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와 원인미상 폐손상과의 인과관계 여부를 규명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