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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개월째 호황이라는데"···찬바람 부는 日경기日경기확장 역대 2번째 최장기간 기록
2017.11.10 | 최종 업데이트 2017.11.10 16:30 | 이준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58개월간 임금상승률 1.6%에 그쳐
2019년 기점 경기 하락 국면 맞이할 듯

지난 2012년 12월 아베신조 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일본의 경기 확장세가 58개월 연속으로 이어지며 전후 두 번째로 장기간 성장했던 '이자나기 경기(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 연속)'를 제치고 전후 두 번째로 긴 경제성장을 길이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가 2019년 1월까지 이어지면 2002년 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73개월간 계속된 ‘이자나미 경기’의 사상 최장 기간 경제성장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하지만, 과거 경기 확장기 때와는 달리 수출 신장률은 완만하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지 못하는 경제구조를 보이면서 소비와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재계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태로 전후 최장 경제성장 기록을 향해 달려가는 일본경제에 대한 기대의 이면에는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2009년 7월부터 이미 8년 이상 경기확대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1991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10년간에 걸쳐 이어졌던 전후 최장 경제성장 국면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조사기관인 경기 순환조사 연구소(ECRI)에 따르면 독일도 9년 가까이 전후 최장 경제성장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영국은 7년 이상, 프랑스는 약 5년간 경기확대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을 포함해 각 나라가 이처럼 장기간 경기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증가나 소비활성화는 미미하다는 공통점을 띄고 있다. 경기는 과열되지 않은 채 완만한 확대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수요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이차원 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도 경기를 지탱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거점을 국내로 이전시키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2017년 제조업 고용자수는 7년만에 1천만명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경기회복과 인구감소가 겹쳐지면서 기업의 일손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이번 경기회복기의 또다른 특징이다.

하지만, 경제성장에 대한 체감율은 극히 낮은 편이다. 1인당 명목임금은 이 기간 1.6% 증가에 불과하고 개인소비도 2014년 소비세 증세 이후 둔화되는 등 소비에 대한 활력이 없어 물가변동 영향을 감안한 실질 물가상승률은 3% 증가에 머물고 있다. 50% 넘게 증가한 '이자나기경기'는 물론이고, 7% 상승률을 보였던 2002~2008년까지의 전후 최장 경제성장 국면과 비교해도 한참 저조한 수준이다. 

가계가 이렇듯 경제성장에 대한 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경제의 수익창출 방법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은 이 기간동안 26% 증가해 전후 최장기의 83%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자동차나 기계 등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특화되어 있어 해외수요가 확대되도 이에 비례해 수출량이 크게 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수출을 대신해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해외기업 인수나 외채투자 등으로 얻어들이는 배당금과 이자다. 일본 재무부에 따르면 배당금 등 해외에서 벌어들인 제1차소득수지 흑자규모는 2012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누계 91조 907억엔으로 전후 최장 회복기에 벌어들인 71조 7069억엔보다 27%나 웃도는 흑자규모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모두 일본 국내로 환류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기업이 2012년 12월 이후 해외에서 인수합병(M&A) 등 직접투자로 벌어들인 배당금 중 46%는 시장확대의 여지가 큰 신흥국 등으로의 재투자를 위해 현지법인의 내부유보금으로 묶여 있는 상태다. 

글로벌한 경기상황과 경제성장은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글로벌한 호황기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이 일본의 경제성장에 거는 기대감은 지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이 2017년 1월 시점에서 예측한 향후 5년간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1.0%로 경기회복 초기인 2014년 1월의 1.5%보다 낮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경제의 잠재성장율은 1%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오기에는 너무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IT정보기술 등 신기술 보급 등 디지털경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될수록 설비투자에 의한 자본축척 필요성이 낮아져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힘은 더욱 약화될 뿐이다.

경직된 노동시장 개선 등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자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투자는 더욱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다. 호황기에도 소득증가 등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경제성장 국면이 2019년 1월까지 이어지면 전후 최장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대다수의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2019년 중반까지 이같은 경기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커다란 위험 요인은 미국의 경제성장 지속 여부다. 트럼프정권의 대규모 감세조치가 미국 경기를 과열시켜 미연방준비위원회가 긴축을 단행할 경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돼 일본의 경기도 동반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경제는 현재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장 건설이나 호텔 신축 등 건설경기는 2018년을 피크로 2019년부터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2019년 10월에는 소비세율 10% 인상도 앞두고 있어 '2019년'을 기점으로 일본 경기는 하락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호황기의 온기를 채 느끼기도 전에 일본경기는 하락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준 기자  press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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