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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드러그스토어, 소매업계 울타리 허문다슈퍼·편의점 중심 日소매업계 세력판도 균열
2017.10.23 | 최종 업데이트 2017.10.23 18:19 | 한기성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신선식품 주문 및 재고관리···각사 역량 시험대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지방을 중심으로 소매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체인이 슈퍼나 편의점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일상적인 소비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선식품에 대한 주문 및 재고관리에 노우하우가 미흡한 업계 특성상 과도한 출점경쟁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때 섬유산업의 중심지였던 후쿠이현 에이헤이지쵸, 오래된 가옥이 늘어선 에이헤이지구치역에서 간선도로변으로 5분 정도 걸으면 약 300평 규모의 대형매장이 보인다. 중견 드러그스토어체인 '겐키'의 히가시후루이치시점 신선식품 매장에는 냉동식품이나 도시락 이외에도 청과, 생선, 정육 등 농수산물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외관은 교외형 드러그스토어이지만, 신선식품 매장만을 보면 언뜻 대형슈퍼의 식품 매장이 연상된다. 10~15평 남짓한 매장에는 도시락, 반찬 등을 포함해 250여가지의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의약품의 보완 제품 성격을 띄고 있지만, 가격은 주변 마트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어, '100그램에 198엔' 등, 주변의 마트와 비교해 가장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철저하게 최저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신선식품의 가격을 주변 슈퍼의 특별할인 상품과 비교해도 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근처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은 "멀리 떨어진 슈퍼까지 가지 않아도 드러그스토어에서 채소 등 신선식품을 싼 가격에 손쉽게 살 수 있어 너무 편리하다"고 말한다.

일본체인드러그스토어 협회에 의하면 2016년도 드러그스토어 매출은 2015년도 비해 5.9% 늘어난 6조4천916억엔으로 이미 2016년에 일본 백화점 매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드러그스토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화장품 및 의약품을 갖추고 있어 이를 재원으로 과감한 식료품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JP모건 증권의 무라타 타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슈퍼와 편의점은 양손에 무기를 가진 드러그스토어와 맨손으로 맞서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래 경쟁상대 자체가 되질 않는다"고 주장한다.

일본 10대 드러그스토어체인은 2017년도에 전년도보다 13% 많은 800점포를 신규 출점한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2017년도말 점포 수는 1만951개로 전년말 대비 6%(655개) 순증(신규출점-폐점)한다. 이런 증가세는 일본 3대 편의점과 종합슈퍼가 계획한 올해 증가율인 2.3%, 0.9%를 각각 압도한다.

편의점의 올해 순증 점포 수가 지난 10년간 가장 적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일본체인드러그스토어협회 추계에 따르면 전체 드러그스토어 점포 수는 2016년말 현재 1만8천874개로 2000년도와 비교해 60% 증가했다. 6만점 가까운 편의점 점포 수의 30%를 넘어섰고, 종합슈퍼(GMS) 등이 구성한 일본체인점협회 점포의 2배를 넘는다.

대형 점포도 적지 않다. 가와치약품 도치키 인터체인지점 매장은 2천400㎡로 대형슈퍼마켓 규모다. 일반의약품, 화장품, 일용품, 채소나 가공식품, 주류까지 3만5천 종 상품을 취급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열된 출점경쟁은 점차 드러그스토어 과밀화를 재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겐키의 중심 거점인 기후, 후쿠이, 이시카와, 아이치의 4개 현은 업계 내에서 '세키가하라*'라고 불리울 정도로 전국 제일의 격전지다. 이시카와현 기반의 아오키홀딩스와 아이치현 기반의 스기홀딩스, 기후현 바로홀딩스의 중부약품 등이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큐슈의 코스모스약품도 중부지방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드러그스토어의 1개 점포당 상권 인구는 전국 평균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기후현과 후쿠이현의 상권인구는 6000~7000명대다. 간선도로를 차로 달리다보면 5분마다 1개 점포가 눈에 띌 정도로 그 과밀모습은 편의점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다.

겐키의 2017년 2분기 순익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4대 드러그스토어체인 중 매출은 가장 적다. 라이벌인 아오키홀딩스는 신선식품과 조제약을 취급하는 원스톱형 450평 매장형태를 거의 확립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겐키 측도 이같은 위기감에 내년 말까지 기존점에 대한 리모델링을 마치고 모든 점포에 신선식품 판매를 개시하고 매출액 중 식품의 구성비율을 2017년 6월 현재 56%에서 65%정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방 뿐만이 아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 수 확대에 공을 쏟고 있는 '썬 드러그'도 2018년 3분기까지 기존 126개 점포의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대부분의 점포에 신선식품 판매를 더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편의점을 의식해 도심부나 도로변에 소형 점포의 신규 출점도 과감히 진행하고 있다.

업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쓰루하 홀딩스는 지난 9월 시즈오카현 최대규모인 코린도약국을 인수했다. 코린도의 식품 비율은 약 45%이지만 향후, 300~1200평의 초대형 매장에 군만두 등을 판매하는 등 슈퍼와 같은 형태의 융합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드러그스토어는 지금까지 화장품 등 제조업체에 반품 가능한 제품만을 취급해왔기 때문에 도시락이나 신선식품 등 판매기간이 짧은 상품에 대한 노우하우는 부족한 편이다. 도시락이나 신선식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가공이나 저온물류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오히려 의약품과 식품의 융합 판매전략이 영업이익률을 깍아먹을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의약품, 일용품, 식품 등 상품의 다양성은 물론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무장한 일본의 드러그스토어, 슈퍼와 편의점과 맞써 소매업계 판도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드러그스토어 각 사의 역량은 이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세끼가하라*(関が原) : 운명을 건 싸움, 운명이 좌우되는 중대한 경우·장소

한기성 기자  press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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