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무제로 삶의 질 높여야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면서 우리나라 역시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그 방향대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일본과의 간격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 그 심각성을 반증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으로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미미하다. 외벌이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들어 부부 맞벌이가 대세가 된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육아 일이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 자녀출산이 쉽지 않은 숙제임에 분명하다.

아이는 낳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육아라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둘은 낳아야 자녀들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쉽지가 않은 것이다. 자녀 한명 키우는데 들어가는 교육비 또한 천문학적인 숫자라 주저하는 것도 십분 이해가 된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삶 즉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시대에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중요해지며 기업의 탄력근무제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탄력근무제(혹은 유연근무제)를 경험한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체증과 만원버스 스트레스를 벗어나서 큰 행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출퇴근 시간대만 피해도 삶의 질이 확 높아지는 셈이다.

탄력근무제를 잘만 활용하면 어린 자녀를 둔 여성 인력들이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으며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도 벗어날 수 있다. 육아에서 가장 큰 고민이 아이가 아팠을 때나 갑자기 일이 생겼을 때 대처방안이 없을 때가 크다. 예상 가능한 부분은 미리 대처해 놓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곤란할 때가 많은데 탄력근무제일 경우 대처 가능한 방법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포구에 사는 박모씨(35, 염리동)는 “출근해서 얼마 안 되어서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아이가 열이 심해 병원에 데리고 가야할 거 같다고 말이죠. 탄력근무제 전에는 상사 눈치도 보이고 안절부절 했겠지만 아이 먼저 병원에 데려가 치료한 후에 대체근무가 가능해 항상 불안했던 육아문제가 해결되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어 행복해요. 둘째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며 탄력근무제의 장점에 대해 강조한다.

탄력근무제는 기업의 중요 복지혜택 중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소기업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탄력근무제 중 하나인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계획을 제출한 기업은 1만 3338곳에 달해 전년보다 12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국가 중 ‘워라밸’이 가장 좋은 국가 덴마크는 탄력근무제가 보편화된 국가이다. 노동자가 근무시간을 결정하면 직업만족도는 최대 30%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5년 기준 2057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칠레에 이어 3위인데 비해 노동생산성은 25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긴 노동시간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인터넷 환경이 갖춰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똑같은 사무실에 모여 일하는 것이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회사 측은 대형사무실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직원들은 장시간 출퇴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물론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전문가들은 탄력근무가 모든 직원들에게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를 원하는 직원들은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하고 회사는 성과와 결과물로 평가하되 일을 어떻게 하는지는 전적으로 직원에게 맡겨야 하는 상호신뢰가 전제조건이 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일의 성격상 탄력근무로 가능한 직업은 확대해서 장점을 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시퇴근으로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면 탄력근무제로 ‘행복이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아이를 함께 돌볼 수 있는 삶’으로 개인의 육아문제 해결이 곧 저출산 문제 해소라는 사회적 문제 해결로 직결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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