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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일했다"···넷마블 '과로사' 산재 첫 인정출시 전 하루평균 19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려
2017.08.03 | 최종 업데이트 2017.08.03 14:48 | 박용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시간노동에도 시간외수당 등 미지급···44억에 달해

게임개발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장시간 노동 관행인 '크런치모드'로 일하다 사망한 20대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크런치모드'는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초장시간 근무’를 뜻한다.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해 11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 네오의 게임개발자 A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지난 6월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했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회(질판위)는 고인의 연령, 업무내용, 작업환경, 근무 관련 자료, 재해조사서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업무상 사유로 사망했다고 판정했다.

질판위는 "발병 전 12주간 불규칙한 야간근무와 초과근무가 지속됐고 특히 발병 4주 전 일주일간 근무시간은 78시간, 발병 7주 전 일주일간 근무시간은 89시간으로 확인됐다"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건강검진 내역상 특별한 기저질환도 확인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고인의 업무와 사망과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문제가 된 '빌드주간(게임 개발 중 중간점검 기간)'인 9월과 10월에 특히 집중적인 초장기노동에 시달렸다. 10월 첫째 주에는 무려 95시간 55분 노동했고, 넷째 주에도 83시간 4분간 업무에 매였다. 주 5일 근무를 가정할때, 하루 평균 16~19시간의 살인적인 노동량이다.

A씨는 사망 당일인 일요일에도 가족과 출근한다는 내용의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비롯해 상당수 넷마블 노동자가 크런치 모드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았음에도, 그에 준하는 임금은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4월 넷마블게임즈와 산하 계열사 12곳 직원 3250명 중 2057명이 주 12시간의 연장 근무 시간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으나, 그에 준하는 시간외수당 등 임금 44억 2925만원도 미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게임즈가 12억2175만원의 임금을 체불했으며, 넷마블네오가 10억3714만원, 넷마블넥서스가 2억5156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고인은 2013년부터 넷마블에서 일하면서 사망 직전 3개월과 유사한 형태의 과로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왔다"며 "현재 넷마블에 근무하거나 넷마블에서 근무하다 이직했거나 퇴직한 노동자들도 건강상 문제를 겪었거나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한 명의 사망, 한 명의 산재 승인에 머물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16년 넷마블에서 사망한 다른 노동자(2명)에 대한 정부의 과로사 여부 조사 ▲지난 3~5년간 넷마블 직원에게서 발생한 뇌심혈관질환 질환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보건진단 및 역학조사 ▲넷마블에서 일하다 이직하거나 퇴직한 노동자 중 과로로 인한 질병 사례 조사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게임업계 등 IT 업계가 즉각 크런치 모드를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크런치 모드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특히 넷마블에 관해서는 노동부에 "1년 수시감독으로는 부족하므로, 3년 특별근로감독으로 감독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T업계의 혹독한 야근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다. 일부 업체는 거의 매일 '크런치 모드'다.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아 '구로의 등대' '판교의 등대'로 불린다. IT업계 종사자들은 악명 높은 업무 강도에 50% 이상이 자살을 생각해봤고, 10명 중 2명은 자살을 시도해 본적이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에서는 지난해에만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해 7월과 11월 잇따라 직원들이 돌연사했으며, 10월에는 한 직원이 사옥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넷마블에서 재직한 바 있는 노동자들은 오는 8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넷마블의 과로 현실과 임금체불 문제를 증언할 예정이다. 

박용민 기자  ils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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