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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냐 효율이냐' 선택의 기로에 선 日기업들2016년 일본기업 자기자본비율 40% 넘어
2017.06.18 | 최종 업데이트 2017.06.18 14:28 | 이준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ROE, 미국·유럽 기업들에 비해 매우 낮아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서는 등 일본기업들의 체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자기자본은 직접적인 금융비융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본이므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버블붕괴와 리먼쇼크 등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면서도 벌어들인 돈을 꾸준히 쌓아 둔 덕에 재무건전성은 확보했지만, 투자와 주주 환원에 소홀하면서 경영효율이 저하됐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안전을 택할 것인가, 효율을 중시할 것인가, 일본기업들의 경영전략이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의 자기자본 비율은 40.4%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1990년대 버블 붕괴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잇따라 문을 닫은 바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와 보수적 기업경영 전략이 맞물리며 이제는 재정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미국 주요 500대 기업의 자기자본 비율이 32%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비율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셈이다. 

자동차 기업인 마쓰다는 2008년 700억엔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자기자본비율도 20% 초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또 ‘스카이 액티브’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2016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마쓰다의 자기자본비율은 41%에 달한다.  

화학업체인 도소도 재무 회복에 성공한 케이스다. 리먼쇼크 직후 자기자본비율은 20%까지 하락했지만, 투자를 동결하고 여유자금으로 부채를 갚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자기자본비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의 자기자본비율은 40.4%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주요 500대 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이 32%인 것을 감안할때 일본기업들의 자기자본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자기자본비율이 높다는 것은 도산위험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은행 등 채권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자기자본비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가 적다거나 주주 환원에는 인색하다는 의미와 같다.

실제로 일본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닛케이는 현재 2만엔대로 1989년 최고치였던 3만 8915엔에는 크게 못미친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선진국 대다수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주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지는 이유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테면 10만엔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100만엔이 들면 ROE는 10%이며 50만엔이 들면 ROE는 20%이다. 즉, 똑같은 돈을 벌어도 적은 자본을 투입하는 기업을 투자자는 높게 평가한다.

일본기업의 2016년 ROE는 8.7%로 3년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기업의 ROE는 10%를 넘는다. 세계표준인 ROE 두자릿수와 비교하면 일본기업의 ROE는 비참한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자기자본이 높아지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 반면 일본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에게 환원한 비율은 지난해 48%에 지나지 않는다. 남은 이익은 모두 내부 유보로 곳간에 들어간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곳간에 쌓아둔 현금성 예금은 112조에 달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어느정도가 적당할까? 자기자본비율을 34%까지 낮추면 순이익이나 자산규모가 변하지 않더라도 일본기업의 ROE는 두자릿수에 달한다. 효율성의 관점에서 보면 40%가 넘는 자기자본비율은 너무 높은 셈이다.

일본은행도 버블붕괴 후 지속된 일본기업의 '과다부채'는 이미 해소돼 2014년 이후에는 최적수준보다 부채가 적은 '과소부채'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기업들도 안정과 효율성의 양립에 고민하면서도 ROE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자동차제조업체 스바루는 자기자본비율이 50%를 넘고 ROE도 20%에 달한다. 스바루는 앞으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투자를 단행해 자기자본비율 50%, ROE16%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화장품제조업체 카오의 사와다 미치타카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ROE 20%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기저귀 등의 판매를 늘리는 한편, 스킨케어상품판매를 강화하는 등 과감한 개혁을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배당도 늘려갈 계획이다.

반도체 업체 도쿄일렉트론의 호리 테츠로 전무는 “자사주 매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일렉트론의 현재 자기자본비율은 무려 70%에 달한다. 

히타치제작소 사외이사 야마모토 타카토시씨는 “글로벌 기업들도 혁신적인 개혁을 통해 ROE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일본기업들도 성장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준 기자  press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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