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tvn 드라마 '써클' 홈페이지 화면 캡쳐

드라마와 영화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정확한 통찰과 예시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놀라울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감독이나 드라마 작가, 감독, 소설가 등은 통찰력과 예지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최근 시작한 두 드라마도 우리에게 말하는 바가 크다. 황폐화된 지구와 시간이 이어지는 미래세계를 다룬 ‘써클’과 복제인간을 다룬 ‘듀얼’이 그것이다. ‘써클’에서 주목할 부분은 각종 공해로 인해 황폐화된 지구가 점점 살기 힘들어지자 각종 질병과 강력범죄가 난무한 황폐화된 ‘일반지구’와 대비되는 공간을 만든다는 점이다. 2037년 범죄, 질병, 불행이 없는 3無의 도시인 ‘스마트 지구’를 만들고 재계서열 1위인 ‘휴먼비’에 의해 유지되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곳을 돈을 많이 가진 사람만 들어가 살게 된다는 설정이다. 스토리 라인은 예외로 하고 상황설정만 주목해보자.

빈부격차의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만약 정말 오염된 지구 외에 스마트한 환경의 지구가 만들어지고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 없다면 부자나 우수한 유전자의 사람만 선택받아 사는 공간이 존재할 가능성은 다분히 현실적이란 생각에 오싹해진다. 신분적으로 평등사회인 것 같지만 경제적 계급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다수 군중의 힘으로 조현아 땅콩 회항사건이나 최순실 정유라 사건에서 보듯 경제적 권력자인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예전에 본 ‘아일랜드’ 역시 부자들이 무병장수할 목적으로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들어 위탁시설에서 키운 뒤 자신이 병들면 복제인간의 장기를 이식하는 내용으로 2005년도에 개봉된 영화였다. 진짜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가짜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세뇌된 클론들은 인류 멸종위기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생명유지를 위해 상부의 지시를 따라 매일 같은 생활을 하며 일하는 기계로 살아간다. 그들에게 구원이 하나 더 있다면 지구상의 유일한 안전지대인 ‘아일랜드’로 향하는 것뿐이며 아일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확률로 추첨에 당첨되어야 한다는 세뇌시스템을 가동시켰기 때문인데 주인공인 남자가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베일이 하나둘 벗겨지는 내용이었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지구는 점점 오염되고 생명은 점차 길어지는 미래사회에 환경오염 없고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킬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고 선택되어진 일부가 살아갈 꿈의 공간 실현은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그 공간을 우주로 확장시켜준 영화가 ‘인터스텔라’(2014)다.

세계적 식량문제를 다룬 영화 ‘인터스텔라’도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더 이상 지구에서 살지 못하고 우주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다. 광활한 옥수수 농장으로 흙먼지가 불어와 뒤덮는 영상이 압권이었다. 열성인자는 도태되고 우성인자를 가진 인간만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열성인자를 가진 주인공의 고군분투 신분상승기를 다룬 영화 ‘가타카’(1998)도 있다.

이처럼 환경오염, 식량부족, 지구의 황폐화 등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건 그만큼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땅덩어리는 좁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하늘이 파랗던 나라였는데 급격히 나빠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인간복제를 다룬 ‘듀얼’처럼 유전자 복제에 대한 내용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동물 복제는 이미 완성되었고 인간복제는 여러 도덕적 문제가 있어 치료를 위한 유전자 기술 실험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불임으로 고통을 받는 부부들로부터 정자와 난자를 채취해서 시험관이나 배양접시에서 수정시킨 후 2-5일 동안 배양하여 여성의 자궁내막으로 이식해 임신되도록 하는 시험관 아기도 복제기술의 일부인 셈이다. 복제기술이 인류의 질병과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두부, 콩나물, 옥수수 통조림 등)으로 쓰이긴 하지만 자연법칙을 거슬러 여러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의 내용과는 별개로 ‘경제적 양극화 심화현상’과 유전자 조작 기술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복제인간’을 뼈대로 새로 시작한 두 드라마를 보면서 드러나 있는 문제를 주목해 보았다.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앞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인 셈이다. 당장 발등의 불이 아닌 것 같은 문제지만 촘촘히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는 문제이므로 해결책을 찾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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