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가 현실이 되어 장례식장에서도 80수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우스갯소리가 공공연하다. 2016년 통계적으로 나온 한국인 평균수명(기대수명)이 82.4세다.

한국인이 바라는 건강수명은 80세인데 비해 남녀 건강수명은 평균 73세인 것을 보면 건강한 노후를 바라는 마음과 현실은 많이 다른 셈이다. 즉, 건강하게 백수를 사는 것과 수명연장으로서의 백수는 그 온도차가 크다 하겠다.

100세 시대에 인생은 정말 60세부터다. 정년퇴직 전까지는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때라서 허겁지겁 살았다면 60부터는 인생의 새로운 이모작을 시작해도 늦지 않을 나이다. 새로운 이모작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을 찾아한다면 나이 들었다고 못할게 없다.

요즘 환갑잔치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갑까지 살기가 힘들었을 때는 장수의 의미로 잔치를 해서 축하를 받았지만 지금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칠순 또는 팔순잔치를 하는데 요즘 팔순을 특별하게 보내는 분이 있다.

최근 인사동에서 팔순기념 전시회를 연 원강 류성자씨(80, 민화작가)는 “전공과도 무관한 민화를 정년퇴직 후에 우연히 시작해서 20년 되었어요. 민화는 재현 및 복원이 중요해서 분채로 중첩의 색을 살려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민화분야에서 색감으로 인정받은 류성자씨는 팔순기념 전시회를 열면서 16폭 십장생도를 완성시켜 불발기창을 재현해 놓았다. 불발기창을 재현해 놓은 것은 민화 전시사상 최초라 자부심도 대단하다.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 7시간 이상씩 그림을 그린다니 그 열정이 놀랍다. 이렇듯 단순히 음식점을 빌어 팔순잔치를 하지 않고 특별한 전시회로 대처하는 것처럼 노년의 삶을 후회 없이 풍성하게 사는 분들이 많다. 진정한 Yolo Life인 셈이다.

은행에서 30년간 일하다 정년퇴직한 민병옥(60세)씨는 자전거 한 대로 혼자서 89일간 미국 횡단여행을 떠났다 돌아와 그 경험을 고스란히 책으로 출간 <60대에 홀로 떠난 미국 횡단 자전거여행>을 펴냈다.

민병옥씨는 정년퇴직 후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짐을 느꼈고 힘이 있을 때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 동남아시아 쪽부터 워밍업을 시작해 체력단련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로망인 ‘미국 대륙횡단’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고 실천에 옮겼다.

“책상머리에만 앉아있었던 인생의 1막을 끝내고 미국 대륙횡단으로 2막을 시작하는 터닝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인생의 1막에서의 삶이 가족을 위한 삶이었다면 2막의 시작은 철저히 개인의 행복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툰 영어지만 89일간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의 친절은 벅찬 감동을 주었고 그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한다.

여행으로 눈에 보이는 유형의 것을 얻은 것은 없지만 삶이 폭넓어지고 단단해져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얻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예에서 보듯 초고령 사회에 노년의 Yolo Life를 실천에 옮기는 분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주저함이 없이 시작하고 끝까지 해내려는 노력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실천 가능한 꿈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이라도 무엇이라도 시작해봐야 긴 노년을 조금이라도 활기차게 살 수 있고 건강 수명시간을 연장시켜 진정한 Yolo Life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해내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은 노화를 더디게 만든다. 사람 속에 내재해 있는 에너지는 실로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법이다. 이제는 ‘마음만은 청춘이 아니라 몸도 청춘’이 되도록, 하고 싶은 일을 지금 시작하며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Yolo를 노년도 즐길 수 있음을 증명해보는 것도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왕 살아야 한다면 건강하게 100수를 살아야 자식도 국가도 더불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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