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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 낳으면 '목메달'인 시대
아들 둘 낳으면 '목메달'인 시대
'아들공부' 하는 대한민국 엄마들
  • 이승휴 기자
  • 승인 2017.05.3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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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아들 못 낳으면 대를 끊어 놓는다 해서 시댁 눈치를 보며 죄인처럼 살았다. 마치 조선시대 이야기 같지만 불과 30년도 채 안된 이야기다. 80대 어른들은 아직도 ‘아들은 꼭 있어야 된다’는 아들 선호사상의 뿌리가 깊다. 그렇게 귀하고 귀한 아들이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아들 둘 낳으면 동메달도 아니고 ‘목메달’이라니 아들 키우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시대 반영인 셈이다.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학부모 총회가 열린다. 아들 둔 엄마는 딱 표가 난단다. 의기소침해서 발걸음이 무겁고 어깨가 축 쳐지고 한숨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툭 튀어나와 누가 보더라도 아들 가진 엄마의 표정과 발걸음이란다. 최근 아들 관련 책자와 아들 키우기 관련 강의가 줄을 잇는다. 특히 교육특구라는 지역에서 더 활발하다. 왜 그럴까?

아들과 딸은 키우면서 ‘아들은 이래야 한다’ ‘딸은 저래야 한다’는 역할 규정으로 키워진다는 학설이 깨지기 시작했다. 남녀의 구분은 태어난 후 교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다르게 태어난다는 것이 요즘 학설이다.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 보다 평균적으로 근육량이 30% 정도 더 많다. 힘도 더 세고 그만큼 더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며 여자의 뇌에 비해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활발하지 못해 뇌의 성장속도 또한 조금 느리다. 남아의 언어발달이 늦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은 마음을 진정시켜 주고 흥분을 가라앉혀 주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여아 보다 남아의 분비량이 훨씬 적다.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공통적인 고민인 공격적 성향과 말 더딤, 산만함 등이 아이의 잘못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만 알아도 남아 키우는 엄마들의 심정이 위로받는다.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구나!’란 사실에 안도감이 생기기 때문에 강연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고 이런 현상이 최근 강의와 책 출간이 봇물을 이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핀란드 한 대학 연구진이 17-20세기 살았던 여성을 대상으로 출생, 결혼, 출산, 사망을 분석한 결과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평균수명이 딸을 키우는 엄마 보다 짧았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실제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70%는 남자아이의 엄마다.

아들 셋을 키운다는 박모 주부(45세, 의정부시)는 “아들 셋 키우면서 목청만 커졌어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 매를 들거나 소리를 질러 제압하느라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점점 커진 거죠. 셋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두 아이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소리만 질러대는 것이 다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죠. 물론 아들 관련 책도 많이 읽어서 소리치는 것보다 잘못한 일에 단호하고 일관된 태도가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아들 셋 키우면서 참고 또 참으면서 득도의 경지에 다다른 것도 있어요.”라고 말한다.

아들도 있고 딸도 있는 집의 엄마들도 딸 보다 아들 키우기가 더 힘들다고 말한다. 대개의 딸들은 엄마에게 속마음을 얘기하는 편이라 딸아이가 자라면서 친한 친구가 누구인지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등을 공유할 수 있지만 아들들은 말을 안 해 아들이 무얼 생각하는지 통 모르겠다고 말한다. 엄마들이 아들을 이해하고 ‘이상행동’을 받아주는데 선천적 한계가 있다. 이 부분을 아빠가 역할을 해주면 훨씬 수월해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왜냐하면 아빠들은 아들의 ‘이상행동’을 겪으며 자라왔고 엄마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을 답답해했던 스스로의 경험자이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들은 2D가 아닌 3D 뇌구조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놀이가 아닌 몸으로 함께 즐기는, 체력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아빠와 함께 몸으로 놀아야 에너지 발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창의력이 자라나는 신체 건강한 아이가 되는 것이다.

기성세대 아빠들은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은 여자라는 사고방식과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점철된 직장문화 때문에 그 역할을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들 키우다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이 돌파구를 찾으려 뒤늦게 ‘아들공부’ 해가며 강의 쫓아다니는 것이지만 요즘 신세대 젊은 부부들은 많이 달라졌다. 직장 풍속도도 달라져 술 문화 대신 간단한 1차 회식 후 커피를 마시고 헤어진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맞벌이 위주의 가족 형태이기 때문에 육아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기성세대 보다 훨씬 강하다. 바람직한 현상이고 좀 더 철저하게 역할분담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다.

아들이든 딸이든 우리에게 오는 자녀들은 축복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소중한 존재로서 키워야겠다. 남아나 여아의 특성을 잘 알아 진정한 양성평등 시대로 남녀 성별로 부모 목에 금, 은, 동이나 목메달이 아닌 꽃메달이 걸리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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