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비소유형으로 소비 패러다임 변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딸을 결혼시킨 김모씨(58, 성남시)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유학 가는 딸의 학비도 보탤 겸 빈방을 셰어 할까? 하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혼자 사는 정모 할머니(84, 고양시)도 ‘낯선 이를 집에 들이는 것이 꺼려졌지만 대학생에게 빈방을 셰어한 후 외로움도 덜하고 좋다’고 말한다. 또 교생실습 기간 동안 집이 멀어 잠시 집을 얻으려던 대학생 한모양(23)도 닭장 같은 고시원 보다 주거환경이 훨씬 쾌적한 셰어하우스에서 한 달간 지내기로 하였다.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는 주거비용 절감을 위한 경제적 이용에서 시작되었다. 즉 청년주거문제와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따라 등장한 주거형태이다.

셰어하우스의 인기는 싱글족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1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공동 주거형태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가난한 청년 주거생활 안정화에 기여함으로써 역세권 주변으로 확산되어 현재 서울지역에만 어림잡아 2500여개의 셰어하우스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보다 먼저 셰어하우스에 눈 뜬 일본의 임대사업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 빅데이터의 발전에 의해 자원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유경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경제 형태로 공유경제가 뜰 전망이다. 우버택시와 에어비엔비의 성공사례에서 이미 증명이 된 셈이다.

2008년 에어비엔비는 빈방을 공유한데서 출발,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부족한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집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여행객들에게 단기 숙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에어비엔비를 통해 여행객들은 호텔비보다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고 집주인은 남는 방을 통해 추가소득을 올릴 수 있어 급성장했다.

우버택시 또한 2009년에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자동차를 공유해 필요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시작, 2015년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였다. 둘 다 해외여행 시 이용해 본 경험자들은 100% 만족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모든 서비스에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공유기업인 ‘쏘카(socar)’ ‘그린카(green car)’가 등장하고 에어비엔비와 같은 코자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적 특색을 살려 ‘한옥스테이’라는 서비스로 차별화하였다. 아이 옷을 공유하는 키플(kiple), 내 서재의 책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bookoob)‘처럼 개인이나 조직이 소유하고 있는 자원들을 공유하는 모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에서 거래되는 물품이나 서비스는 누구의 것이 아니다. 소유주가 불분명하고 돈만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신뢰와 같은 평판자본이 공유경제의 화폐’라고 강조되기도 한다.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제도와 충돌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문제도 떠안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최소한의 소유만 하고 나머지는 공유의 개념으로 사는 생활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여기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셰어하우스에서 잠이 깬 김모양(26세). 하우스 친구들이랑 간단히 아침을 챙겨먹고 그린카로 카풀 해서 회사에 출근 업무를 본다. 오늘 입고 나온 원피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업무능력이 절로 생기는 듯하다. 일주일에 3벌씩 렌트해 주는 옷인데 개인적 취향과 몸매 결점 보완까지 완벽하다. 앱을 통해 책을 빌려보고 메신저를 통해 업무코칭도 받았다. 저녁 당번이어서 주문 앱을 통해 장을 보고 집에 도착한 찬거리로 저녁을 해 먹었다. 좋아하는 영화를 다운 받아 셰어하우스 동거인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 방에 들어와 개인시간을 즐긴다. 방의 집기들은 아주 심플하다. 침대와 화장대, 옷 몇 벌이 전부. 침대에 앉아 조명등을 켜고 책을 읽다 잠들면 된다. 얼마 후 여행하게 될 크로와티아에 대한 여행 안내책자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 생각하며 잠들었다”

이처럼 개인의 삶을 중시한 취미, 여행, 사교 라이프의 변화로 ‘체험형 소비’ ‘탈일상체험 소비’가 늘고 지금까지 대표 소비였던 주택, 자동차, 가구, 가전제품 등은 ‘비소유형 소비’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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