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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중은행 '카드론', 대부업체가 간판 빌려 영업하는 꼴日대부업체, 은행 '카드론' 보증업무 취급
2017.05.14 | 최종 업데이트 2017.05.17 20:06 | 이준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금융완화정책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의 은행들이 최근 수년간 저신용 고금리 신용대출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로인해 대표적인 개인대출 상품인 카드론 대출잔액이 급팽창하고 이에 따른 부실위험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익에 눈이 멀어 여신건전화에 나서야 할 은행이 오히려 부실화를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일본 은행들의 카드론 잔액은 5조 4377억엔으로 지난 1년 간 약 10%나 늘어났다. 게다가 대출을 부추기는 TV용CM도 대부업체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민간조사전문업체가 미쯔비시도쿄UFJ은행 등 메가뱅크와 대부업체의 TV용 CM횟수(1개=15초 환산, 칸토지역)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쯔이스미토모가 약 3020개, 레이크 약 2230개, 미쯔비시도쿄UFJ가 약 1990개를 기록한 반면, 대부업체(아이플, 아콤, 프로미스(SMBC컨슈머파이낸스), 모빗트)는 약 1000여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신대금업법 개정으로 대부업 광고가 오전7~9시, 오후5~10시까지는 금지되고 횟수도 월 100개 이하로 제한되어 있지만, 은행의 경우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일본의 거품경제 말기에는 은행의 규모에 버금갈 정도로 대부업체들이 승승장구 하던 때가 있었다. TV를 틀면 황금시간대의 CM은 대부분 대부업체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고금리 대부업체의 대출상품 마저도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근로나 금융소득 등 자산가치가 급팽창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후, 거품경제 붕괴와 더불어 급격하게 소비가 위축되고 자산이 쪼그라들면서 한때 은행을 집어삼킬 정도로 엄청난 자산규모를 자랑하던 다케후지, 아이플, 아콤, 프로미스 등 일본의 대부업체는 부도위기에 시달리면서 생존을 위해 한국 등 대부업 금리 상한규제가 느슨한 해외 등으로 진출한지 오래다.

게다가, 대부업체 이용자의 특성상, 연체율이 높고 상환율이 낮은 저신용고객이 주 대상이지만, 일본에서는 2006년 12월 대금업법, 출자법, 이자제한법의 개정 등으로 신대금업법이 마련되어 이자상한은 연 20%로 낮아지고, 대출한도도 연소득의 1/3으로 제한하는 총량규제가 도입되자 저신용자의 부실을 상쇄할 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실제로 신대금업법이 도입되기전 20조엔이 넘던 대부업체의 개인대출 잔액은 지난해(2016년)에는 6조엔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대부업체들이 고금리를 이용해 부실율을 상쇄하지 못하게 되자, 대출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 대부업체들이 자치했던 고림리 저신용대출시장은 지난 10여년간 은행들이 서서히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자상한이 20%로 낮아지면서, 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취한다는 부정적 인식에서 좀 더 자유로워졌다는 측면과 함께 대부업체와는 달리 대출한도 제한이 없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고, 은행이 고금리 저신용대출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보증업무'라는 구조 때문이다.

일본에서 은행을 통한 개인신용대출은 성명, 주소, 근무처, 수입, 대출잔액 유무 등의 간단한 심사를 거쳐 약 1시간만에 완료된다. 심사를 통과한 신청자는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고 은행을 방문해 ATM 코너에서 전용의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수령해 일명 카드론이라고 불린다. 한도액은 300만엔, 금리는 약 연 10% 내외다.

대부분 은행의 카드론은 보증인이 필요로 하고 있지만, 대신 '보증회사의 보증을 받는다'라는 것을 이용조건으로 삼고 있다. '보증회사'란 소비자금융회사 즉 대부업체다.

일본 메가뱅크의 카드론은, 미쯔비시도쿄UFJ은행이 아콤, 미쓰스미토모은행은 프로미스(SMBC컨슈머파이낸스), 미즈호은행은 신용판매회사인 오리엔트코퍼레이션 등 모두 그룹 내에 보증회사를 두고 있다. 지방은행의 카드론도 대부분 대부업체가 보증을 선다.

은행은 보증료를 대부업체에 지불하고, 대부업체는 대출자가 상환을 못할 경우 대납을 하는 구조다. 저신용자 대출에 노하우가 많은 대부업체의 보증이 있기 때문에 은행은 안심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것이다.

2006년 신대금업법 개정에 의해 연수입의 1/3로 총량규제를 받으면서 대출잔액이 금감한 대부업체가 이같은 규제에서 자유로운 은행의 보증인이 되어 실질적으로 대출을 늘리는 형태인 셈이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은행의 간판을 빌려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카드론 시장에 참여한 지방은행 중에는 대출심사를 대부업체에 맡긴 경우도 있어, 도리어 '보증' 수입을 노린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에 걸친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지속된 가운데, 고금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카드론은 은행의 귀중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일본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자국내 은행 중 금리가 12%이상인 고금리의 대출잔액은 최근 4년간에 약2배 정도 급증한 상태다. 이중 대부분이 카드론이다.

이자수입을 나타내는 '자금이익'의 절반 정도를 카드론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은행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30%정도는 일반적인 수준이다. 은행들이 소비자의 권익보호는 뒷전이고 이자수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연소득의 1/3이내 등 총량규제를 은행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의 아소 타로(麻生太郎) 금융담당상은 지난 4일 재무금융위원회에서 "다중채무를 방지하는 관점에서 적절히 대응하기 바란다"며 은행의 자율적인 규제를 강조하고, 당분간 규제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일본의 3대 메가뱅크는 최근 들어 카드론 사용 빈도와 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나는 등 다중채무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자율 규제 강화에 나선 상태다.

미즈호은행은 자사 카드론에 대한 대출한도를 연수입의 '2분에 1'에서 '3분의 1'로 낮췄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도 대출한도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미츠이스미토모은행은 대출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를 리드하는 3대 시중은행이 이처럼 자율규제에 나섬에 따라 향후 다른 은행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마이너스금리 정책으로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한 은행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자율규제에 나설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이준 기자  press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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