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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犬公)의 일기를 통해 본 천만 애견시대펫티켓으로 성숙한 애견문화 만들어지길
2017.05.08 | 최종 업데이트 2017.05.08 12:58 | 이승휴 기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루키(말티즈, 12개월)는 내 이름이다. 나의 오늘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엄마가 사료를 유기농으로 바꾸니 입맛이 좋아져서 사료 한 그릇 뚝딱 먹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서둘러 외출준비를 한다. 언제 봐도 상냥한 예쁜 의사 선생님이 예방접종을 놔주시는 거니 아프지만 참을 만했다. 동물병원을 나와 헝클어진 털을 다듬으러 애견 미용실에 간다. 털이 날려 눈도 아프고 나를 꽉 잡는 바람에 목도 아프지만 밀고 나면 인물이 훤해져 미인견이 되는 과정이라 꾹 참았다. 예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도도한 발걸음으로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놀러 나온 아이들이 예쁘다며 쓰다듬어 주어 기분이 좋다. 탁 트인 공기를 마셔서인지 배변활동도 활발해져 엄마가 치우느라 손이 바빠진다. 저녁에 나의 애교로 엄마의 수고를 녹여줘야겠다. 가끔 이상한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못마땅하게 혀를 차지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 괜찮다. 집 가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개 껌과 맛있는 간식들과 공 장난감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오늘은 어린이 날이다”

장성한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의 어린이날을 견공의 입장에서 묘사해 보았다. 낯설지 않고 익숙한 느낌은 애견인구 천만시대(반려동물 보유가구 수 21.8%)를 맞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한 마리를 키우는 것이 아이 한명 키우는 비용과 맞먹는다. 반려동물은 애정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가족처럼 생각해서 키우기 때문이다. 

요즘엔 반려동물 전용유치원, 전용호텔, 전용펜션, 펫택시, 장례서비스, 야간응급센터 등도 갖춰져 반려동물 관련시장이 지속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성장 산업으로 떠오르며 급성장세를 띄고 있다. 1인 가구의 급증, 고령화, 인터넷 성장, 소득증가 등으로 반려동물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를 입증하듯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간 분쟁도 층간소음 문제 못지않게 발생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 민원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건수가 많아져 골치를 썩고 있다. 이에 강동구에서는 문제행동 반려견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제행동 교정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고 있으며, 강북구는 갈등중재를 주민들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반려동물 민원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별로 좋은 사례가 만들어지면 전체적으로 확대해도 좋을 것이다.

반려동물은 함께 생활해야 하는 동물인 것은 맞지만 기본적인 펫티켓(애완동물 펫+에티켓이 합쳐진 신조어)은 서로 지켜 공동체 생활에 불편함을 없애 이웃 간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펫티켓으로는 외출할 때 꼭 목줄을 하고 배설물 치울 봉투준비를 해야 한다. 대중교통 탑승 시에는 이동장에 담아 이동시키고 소음피해가 나지 않도록 훈련시키거나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도 한다. 광견병 및 각종 예방접종은 필수다.

공존하는 사회에서 ‘나만 좋으면 된다’는 의식은 굉장히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내가 좋으면 남도 좋아할 것이다’라는 착각도 버려야 한다. 나한테는 자식보다 더 소중한 존재인 반려동물이지만 누군가에겐 공포심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할 줄 아는 책임감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이웃 간 얼굴 붉히지 말자. 천만 애견시대에 발맞춰 수준 높은 애견의식으로 좀 더 쾌적한 애견환경을 만들 수 있는 성숙한 애견문화가 자라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휴 기자  tmdgbtkfk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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