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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섹남, 뇌섹남에 이어 이제는 화섹남이다. 화섹남이란 화장을 하는 섹시한 남자라는 뜻으로 이들은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색조 화장까지 적극적으로 손댈 만큼 화장 기술 습득에 여념 없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에게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피부톤이나 화장이 좌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건조하고 거무죽죽하고 꺼칠한 피부 보다는 깔끔하고 화사하고 깨끗한 피부도 얼굴 표정만큼이나 첫인상에 중요한 요인임을 안다. 젊은이들이 피부 가꾸기를 단순히 화장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삶도 적극적으로 살아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은 화장품을 사는데 적극적이고 화장 기술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화장품을 사는데 투자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하겠다.

화섹남들은 기초화장품 이후 선 케어 용도로 B.B 크림을 바른다. 선 케어를 굳이 스포츠 활동에 나설 때만 한정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게 되면 파우더, 세이딩, 아이브로 등을 추가로 찾게 된다. 파우더는 B.B 크림 등이 기름기에 뜨지 않고 좀더 오래갈 수 있도록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세이딩은 음영을 넣어주는 목적으로 턱선을 날렵하게 살리는 ‘얼굴형 교정’ 목적으로 쓰인다. 눈썹 그리는데 쓰이는 아이브로는 눈썹 맵시를 살려준다. 여성 못지않게 화장에 공들이는 화섹남들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꽃중년이라 불리우는 남성들도 화장품 솝에 주요 단골고객이다. 화장품 솝에 들어가는데 거리낌이 없다. 2030 세대 놀이터였던 올리브영에도 40-50대 아재들의 발길이 잦다. 립틴트나 세이딩 제품 역시 판매량이 20배나 급증했다. 마스크팩 구매 또한 두드러진 증가 추세이고 색조 화장품 구매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리브영 남성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은 전년대비 70% 가량 신장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시장인 셈이다.

예전에는 50-60대 가부장적 아버지들은 마스크 팩을 붙여드리려 하면 남자가 무슨? 하며 펄쩍 뛰었지만 이제는 손수 가져다 얼굴에 붙이는 것을 행복해 한다. 긴 수명 덕에 좀 더 젊게 살아야겠다는 현실인식이 중장년층 남성들에게도 화장이나 얼굴마사지가 필요하다는 인식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외모 가꾸기 열풍에 남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의 이면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과 연관지어 생각한 수 있겠지만 비혼의 비중도 크다 하겠다. 혼자 사니 가족부양의 의무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투자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염려스럽다는 반응도 많다. 주부 K씨(56, 서초동)는 “아들이 결혼할 생각도 안하고 월급의 많은 부분을 화장품 사는 비용에 투자하고 외모 가꾸기에만 열중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외모를 제대로 꾸미고 다니는 것은 좋으나 결혼자금 준비 등 미래 대비도 하고 살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자신을 가꾸는 데에는 내면과 외면이 동시에 골고루 갖추어져야 한다. 물론 외모만 가꾸는 것은 아닐 줄 알지만 이 시대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젊은이들의 비전은 아니길 바란다. 자신의 꿈을 가꾸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과감해지는 젊은이들이 외모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자기 가꾸기의 일부이기를 바란다. 꽉 찬 내면에 이어 화사한 외면까지 가꾸어 나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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