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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촌이 땅을 사는데 왜 배가 아플까? 질투와 시기의 감정이 있어서다. 더욱이 질투와 시기의 감정은 묘해서 가까운 사람과의 비교에서 더 크게 작용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인간심리 현상이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커피 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첫 글자를 딴 '카페인'에 우울증이 붙어 생겨난 말이다.

SNS를 하다보면 ‘남들은 다 행복한데 나만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나만 불행한 것 같아’ 우울해지는 현상이 ‘카페인 우울증’이다. 특히나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의 행복이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켜 심리적 우울감은 훨씬 크게 느껴진다.

사회지표상 수치로는 경제 불안정에 고용불안, 초고령 사회, 저출산, 주택난, 미세먼지 등등 국가적 위기상황이 풀려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음에도 SNS상의 사람들은 행복함이 넘쳐난다.

맛있는 걸 먹어 행복하고, 풍경 좋고 멋진 곳에 놀러가서 행복하고, 멋진 차와 명품 옷, 명품 가방을 들어서 행복하다고 아우성이다. 마치 행복공장에서 똑같이 찍어져 나오는 행복물품들 같다. 행복강박증 환자들처럼 하루에 한번 이상은 사진을 찍어 올리며 조회수와 공감수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교사발령 대기자인 김모양(26)은 “요즘 SNS를 안하고 있어요.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일 년 넘게 미발령 상태라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로 용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SNS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모습은 유럽 여행지에서 찍어 올리는 사진들뿐이라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카톡도 안한다는 주부 김모씨(45, 고양시)는 “SNS를 통해 보고 싶었던 친구도 찾고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소통의 즐거움도 잠시, 연예인도 아닌데 온갖 루머들이 난무해서 전부 차단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모임에서 전체 공지를 할 때 왕따 당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으나 별도의 문자로 해결하고 정신적으로 부대끼지 않아서 훨씬 좋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카페인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SNS를 차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를 통해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한 사람도 SNS에 시시콜콜한 일상들까지 모두 올리는 사람도 둘 다 ‘카페인 우울증 환자’의 양면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SNS의 사용은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이어주고 확장시키는 주요통로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상대적 박탈감과 자기비하라는 부정적 심리를 유발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SNS라는 가상공간의 틀에 갇혀 행복 과시에 열정을 쏟고 무의미한 인맥 쌓기에 내 삶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일상생활의 소소한 생활들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면 딱 거기까지만 할 일이다.

피곤해지거나 힘에 부치거나 즐거움이 반감된다면 즉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현실속의 나’와 ‘가상공간에서의 나’사이에 괴리감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만약 그렇다면 일주일 정도쯤 SNS를 하지 말고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봐도 좋을 듯하다.

현실적인 자기와 이상적인 자기 사이의 괴리감이 적을수록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소모적인 인간관계를 지양하고 내가 속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친밀한 인간관계를 쌓는, 때로는 아날로그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그 친구 손잡고 추억도 소환하고 사람냄새 나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카페인 우울증 따위 말끔하게 해소하는 날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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