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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대간병시대, 나는 부모·형제를 모른척 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대간병시대, 나는 부모·형제를 모른척 할 수 있을까?
급속한 고령화···부양갈등 갈수록 심화
  • 이승휴 기자
  • 승인 2017.04.18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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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비혼증가·출산율하락···목마형 부양시대
국민인식, '가족부양'서 '사회적부양'으로

'형제의 난’하면 태종 이방원이 떠오른다. 형제들을 죽이고 왕권을 잡은 이방원을 보면서 권력 앞에서는 피를 나눈 형제가 무슨 소용일까 싶어진다.

현대판 형제의 난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대기업에서 종종 나타난다. 드라마에서 부모 유산 상속을 둘러싼 온갖 암모와 술수를 보면서 ‘부모가 나눠줄 유산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다’고 우스갯소리도 한다.

조선 왕조시절 왕권승계를 위한 형제간 피 튀기는 권력전쟁이나 대기업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형제간 치열한 법정다툼 등은 나랑은 동떨어진 문제라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다. 하지만 치매부모를 누가 부양하느냐를 놓고 생각하면 내 이야기가 된다. 90대 노모를 70대 노인아들이 부양해야 하는 현실이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닌 흔하디 흔한 주변이웃의 이야기다. 

저출산, 핵가족화, 인구고령화 나아가 비혼화 추세는 가족 지각대변동을 일으켜 가족구조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5년 전만 해도 부모 부양책임이 가족에 있다는 사람이 10명중 7명이었으나 지금은 3명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사람이 18.2%에서 45.5%로 늘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부양이 필요한 노인은 급증하고 있지만 가족부양의식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마음속으로 미래에 가난할 것 같은 부모, 형제를 돌보고 싶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도무지 자신이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반되는 양가감정(兩價感情)을 품은 채 선뜻 부모 형제를 리스크로 꺼낼 수 없는 폐쇄된 사회는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숨겨진 상처가 언젠간 곪아터질 수 있다.

여기에 ‘형제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 ‘나는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히라야마 료, 후루카와 마사코 공저)가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저서에서 ‘오늘날 형제문제는 거의 동시대간에 일어나는 격차문제이고 부모자식 간 격차와는 다른 새로운 과제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비혼이 늘고 출산율은 줄면서 현역세대 여러 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기마전형‘에서 1인이 1명을 부양하는 ’목마형‘ 세대로 진입하여 대간병 시대가 다가왔다. 부모 봉양에 ’적당한 핑계거리‘가 없는 비혼인 형제가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다. 무직이지만 혼자여서 부모를 모시다 부모님 사후 홀로된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냐?며 비슷한 유형의 충분한 사례를 통해 사회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밝히고 대안을 함께 구상하자고 제안한다.

서초동에 사는 한모양(31, 회사원)은 요즘 걱정이 많다고 말한다. “독신인 이모가 어릴 적 엄마보다 더 살뜰히 챙겨주면서 부모 역할을 해왔다. 그런 이모가 암 투병 중이신데 부모님뿐만 아니라 이모까지 부양가족이 더 있다는 부담감에 결혼은 꿈도 못 꾼다”고 말한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목마형’ 부양시대인 것이다. 더 진행되면 1명이 노인 2명을 어깨에 얹을지도 모르겠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쉬쉬하며 가족구성원이 대를 이어 파국을 맞이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때이다. 이제는 노인부양 문제가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회복지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가족부양 의무에 걸려 부양능력이 전혀 없는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노인들에 대한 문제해결부터 해야 하고 가족구성원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부모와 형제 리스크를 깊게 파헤쳐 보고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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