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도산건수 '0'···26년만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출판 등 중소기업 도산 건수 폭증

지난해 말 2016회계연도 결산 결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일본기업들 중 파산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곳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약세, 주가상승 영향 그리고 풍부한 자금 유동성 덕분으로 풀이된다.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1965년 이래 일본 상장기업의 도산이 전혀 없었던 때는 1990년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과거 도산 기록이 없었던 해는 1979년과 버블기의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다섯번 뿐이다. 그러나 당시 일본경제는 연평균 경제성장률 5.5%를 기록하는 등 과열된 상태였고 주가와 부동산에는 거품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초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정부 보증 대출이 기업들을 부양하고 있다.

상장기업 도산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8년 9월 리먼쇼크 때로 45건에 달했다. 이후 매년 1자리수를 머물던 도산건수는 2013년 이후 1~2건에 머물다가 이번에 0건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이었던 '제일중앙기선'이 민사회생절차를 신청했던 지난 2015년 9월 이후 18개월 연속 기록이다. 과거 연속으로 도산 건수가 없었던 기간은 1986년 9월부터 버블기 직후인 1991년 7월까지 59개월간이었다. 

이 밖에 1979년 3월부터 1980년 7월까지 17개월간, 2013년 9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와 1981년 5월부터 1982년 8월까지 16개월간 연속으로 도산건수가 없었다.

이처럼 상장기업의 도산건수가 26년만에 0건을 기록하고 과거 2번째로 긴 기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비상장기업 특히 특정 업종의 도산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엔화약세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중소기업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도쿄상공리서치의 '2016년도 주요 업종의 도산 동향'에 따르면 특히 출판산업이나 노인복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도산 건수가 많았다.

자료=도쿄상공리서치

출판산업의 도산은 36건으로 전년대비 2.8%나 증가했다. 도서잡지 등의 추정판매금액은 전년대비 3.4% 감소한 1조4709억엔으로 12년 연속 전년 판매액을 밑도는 등 전체 출판시장의 규모가 점차 축소되면서 중소출판업자들의 경영난은 해를 거듭할 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도쿄상공리서치

또한 노인 복지·개호산업의 도산은 더욱 비참했다. 도산건수는 107건으로 전년대비 67.1%나 증가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오히려 노인복지 관련 서비스업이 이처럼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게 된 이유는 개호보수체계 개정에 따른 악영향과 더불어 일손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 동종기업들간의 경쟁 격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도쿄상공리서치

이 밖에 광고제작업(광고업 제외)이 전년대비 26.4% 증가한 43건이었다.

자료=도쿄상공리서치

학원은 과거 20년간 2번째로 많은 34건(전년대비 61.9%)을 기록했다. '유토리(여유)교육'으로 인한 학력저하 불안요인에 힘입어 신장을 하던 거듭하던 학원이 최근 수년간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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