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유형에 불과···소통·공감능력 높아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던 중 ‘내성적인 보스’라는 드라마 제목을 보게 되었다. 내성적인 보스라고? 어떻게? 그게 가능해? 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의문을 품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편견이고 고정관념이란 사실에 놀랐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을 더 우대하는 경향이 있어 내성적인 성격은 콤플렉스로 작용한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을 둔 주부 K씨(37, 하남시)는 “우리 아이가 너무 내성적이라 친구들도 못 사귀고 학교에서 왕따 당할까봐 걱정이에요” 라며 스피치학원이라도 보내야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어려서부터 “너 바보야? 왜 대답을 못해. 큰소리로 말해야지!” 이런 말들을 들으며 더 위축되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소심한 바보’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 살게 된다. 어릴 적 내성적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관점에서 웅변이나 스피치학원을 보내 성격을 바꾸는 훈련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주변 평가를 의식하면서 선천적 성격을 바꾸려다 자존감까지 하락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내성적 성격보다는 외향적 성격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 기업의 조직문화에 쉽게 흡수되어 매출향상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이 밑바탕에 깔려 내성적 성향에 대한 편견이 쌓여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학과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성격유형(MBTI 성격유형)에 불과하며 장점이 더 많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깊이 생각하는 사고력의 소유자이며 뛰어난 공감능력에 따른 소통과 깊은 인간관계가 장점으로 부각되어진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배치하여 추진력 면에서 오히려 외향적 성격보다 우수한 조직의 리더가 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흔히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인 배우나 연예인 개그맨 등은 대다수가 외향적 성격일 것이라 인식하지만 예상외로 내성적 성격을 가졌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해외 유명인사들 가운데 링컨, 에디슨, 빌게이츠, 워렌 버핏, 벤 버냉키, 마이클 조던, 마크 주커버그 등도 내성적 성격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내성적 사람을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다수가 있을 때는 말수가 적지만 친밀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언변가나 개그맨이 되기도 한다. 내성적이든 외향적이든 각자의 성향 또는 성격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그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성적 보스’의 주인공 환기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들고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 충분히 사고하여 실수를 최소화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보다 현실적인 감각의 소유자로 리더의 자격이 필요충분하다 하겠다.

사람이 갖고 있는 성향 즉 에너지가 바깥으로 향하고 있는지 안으로 향하고 있는지에 따라 외향과 내향이 구분되어질 뿐이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능력차이가 아닌 단순한 개성일 뿐이며 오히려 그동안 저평가 되어온 내성적 성격이 사회적인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것의 세대반영이 ‘내성적인 보스’란 드라마 제목에도 반영되었다 보여 진다.

만약 우리 아이가 내성적 아이라면 아이의 성격을 고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본인의 내성적 성격 때문에 지금껏 움츠리고 살아왔다면 가슴을 활짝 펴고 나에게 맞는 직업군을 찾아 장점을 발휘해야 하겠다. 

또한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 때문에 힘들었다면 ‘아, 그럴 수 있겠구나!’ 이해하며 관계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서 어우렁더우렁 살아가야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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