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시간 늘리려는 노력 중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요즘 문화센터나 평생교육관 등록하기가 대학생 수강신청만큼이나 어렵다. 지난 3월초 2분기(4월-6월) 수강신청이 인기강좌일 경우 2분 만에 마감되었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므로 수강비가 저렴하기도 하고 예체능 위주의 평생교육에 목마른 수요자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40대-7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새로운 취미활동이나 제2의 구직활동의 일환으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배움의 열기 또한 뜨겁다. 

사람들이 평상시 접하지 않았던 교육에 이처럼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간을 좀 더 알차게 쓰기 위해 다양한 경험의 일환으로 배움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이 있다. 40대에는 40km 50대에는 50km 60-70대에는 60-70km로 시간이 나이 들수록 빨라진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정말 시간은 나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흘러가는 걸까? 70-80대들은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12시간만 사나?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일까?

10-20대에는 시간이 좀 빨리 갔으면 하는 바람이 분명 있다.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얼른 결혼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도 싶기 때문이다. 

30-40대에는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고 회사생활을 정신없이 하다 보니 세월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시기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간이 휙휙 지나가더니 엊그제 일인 듯싶은 일이 실제는 몇 년 전 일이 되면서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느껴진다. 매년 1월 1일이면 한해 계획을 세우면서 한해가 한 것도 없이 휙 지나갔음을 누구나 느끼고는 한다.

뇌 과학에서는 이것을 시간개념의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뇌 안에서 일어나는 시간의 상대성 이론이다. 

즉 어렸을 때는 뇌신경세포들의 정보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 마치 슬로우모션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느낀다.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이 많아서 기억에 들어가는 정보의 양도 많으므로 뇌에서 세세히 자주 샘플링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하는 내용이 줄어들고 생활의 패턴이 단순해지면서 대강의 샘플링으로 넘어가면 당연히 생체시계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들이 세월이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뇌 과학으로도 증명이 된 셈이다.

시간개념의 착시현상은 일상생활 중에서도 누구나 경험하게 된다. 

하루를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tv만 보며 지난날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친구와 여행을 가서 구경을 하고 집에 돌아온 날을 비교해보면 tv만 본 날은 하루가 한 것도 없이 금방 지나갔는데 여행 한날은 하루가 길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변화 없이 예측이 가능한 날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르지 않으니 세월이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시간은 물리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이 함께 존재한다. 생물학적 시간인 물리적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심리적 시간은 얼마든지 연장이 가능하다. 

시간이 짧다 느끼는 것은 비슷한 경험이 많아지면서 나이가 들수록 별 변화 없이 살아가기 때문이므로 다양한 경험을 시도하면서 살아간다면 심리적으로 훨씬 길게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길게 살려면 다양한 경험의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평생교육에도 등록해 보고 대학과 산학연계해서 하는 강의도 신청해서 들어보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운동도 하고 산에도 가고 친구들과도 교류하고 책도 읽고 새로운 기기에 대한 탐구도 해봐야 한다. 스마트폰도 이용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보내고 뉴스도 보고 손주들과 단톡방도 만들어 수다도 떨어주어야 한다. 

평생토록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간다면 세월이 조금쯤 더디게 흘러간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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