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부족·물량초과·과잉서비스 3중고에 임계치 넘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다(ネコの手も借りたい)" 일본인이 매우 바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할 때 쓰는 은유적 표현이 일본 택배기사들의 입버릇이 되어 가듯, 만성적인 인력난에 임계치를 넘어선 일본 택배업계가 비명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가 우선, 이익은 나중’을 사시로 삼고 있는 일본 택배업계의 전설인 야마토운수마저 최근 택배운반총량을 줄이기로 했다. 일정 규모를 넘기면 주문이 들와와도 배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본 택배업계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먼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일본 택배업계가 처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해결과제와 해외사례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1. 택배기사의 고령화와 노동환경

고객들에게 매우 세세한 것까지 배려해 서비스하는 이른바 '일본류(日本流) 과잉서비스'에 빠져버린 일본의 택배업계는 인구사회학적 변화에 따른 택배기사 수급과 고령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국토교통성의 조사에 따르면 트럭운전기사의 경우 40~50대 전반의 중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산업 평균보다 10%이상 높고(도로화물운송업 44.3%, 전산업평균 34.1%), 이 비율은 해다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기사는 장시간 운전이나 무거운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가혹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데 반해 이들 택배기사의 임금은 타 산업에 비해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업계가 택배기사의 인건비를 삭감해가며 과도한 속도와 가격경쟁에 뛰어든 결과다. 일은 힘들고 손에 쥐는 돈은 적다보니 저출산 고령화사회에서 가뜩이나 부족한 생산성 높은 젊은 층이 물류업계에 뛰어들 이유가 없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도로화물운송업(대형) 도로화물운송업(소형) 전산업
소득액 422만엔 375만엔 480만엔
노동시간 2592시간 2580시간 2124시간

위의 표에서 보듯 대형과 중소형을 불문하고 전산업 평균임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소득은 적은 반면 노동시간은 전산업평균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어디까지나 평균치 이므로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노동환경의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젊은 층의 유입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택배기사의 고령화는 해를 거듭할 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2. 물류업계의 과잉서비스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인터넷통신판매는 경쟁업체와의 차별화와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속도와 무료' 라는 배송서비스를 고집해왔다. 이같은 서비스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낸 것이 바로 물류(택배)업계다. 

배송물품은 점점 소량·소형화되는 가운데 '익일배송'은 물론 '당일배송'조차 당연한 서비스로 받아들여지면서 택배기사의 업무량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또한 독신이나 맞벌이가구가 늘면서 수취인 부재로 인한 재배달율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성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배송량의 약 20%가 재배달 물량으로 택배업에 종사하는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9만명의 노동력이 재배달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과잉서비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인터넷통신판매시장의 경쟁구조를 감안할 때 이들 서비스가 사라질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 오히려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 됨에 따라 더욱 세분화된 배송서비스가 요구될지도 모른다.

3. 인터넷통신판매의 급팽창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택배취급량은 개수 기준 37억4천500만 개로 지난 10년간 3배로 늘었다. 가전제품과 의류는 물론 일용잡화까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경유 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5년 13조7746억엔으로 백화점 판매액의 2배에 달했다. 개인소비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8%이지만, 일본의 2배인 미국 정도까지 확대되면 그 규모는 약 20조엔대까지 팽창될 것으로 보여 택배물량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4. 적재율 감소에 따른 비효율성

이른바 '과잉서비스'라 불리는 세분화된 서비스는 트럭 등 운송용차량의 비효율성을 야기시킨다. 운송용차량은 원래 화물을 최대한 많이 실어 운반해야만 물류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현재의 속도경쟁 체제 아래에서는 어떻게든 빨리 물품을 전달하는데에 치중하게 돼 결과적으로 연료비나 인건비 대비 물류효율은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 택배업계의 추산대로라면 화물적재율은 약 40%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는 공기를 싣고 달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택배업계에서는 물류효율 악화를 막기 위해 단거리 소형화물배송용 경화물차를 도입하는 등 가능한 한 적재량에 구애받지 않는 형태의 배송수단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당한 인력이 소요되는 관계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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