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해결책 우선시 되어야

디자인=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베이비붐 시대인 60년대 생들이 50대가 넘어서면서 정년퇴직이 코앞이다. 또한 대입 수능 수험생의 정점을 찍었던 90년생들이 20대 중반을 넘어 취업준비생이 되어 있다. 두 세대 모두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던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무한경쟁시대를 운명처럼 짊어지고 삶을 무겁게 시작한 대표적 연령대이다. 50대 부모와 20대 자녀는 최악의 조합인 셈이다.

30대 초반에 결혼해서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4년 남긴 K모씨. 한눈 한번 안 팔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열심히 해왔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상류층은 아니라도 중산층은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울 외곽에 21평 아파트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교육환경을 고려해 서울에 입성했으나 소유했던 아파트를 매매해 봐도 전셋값밖에 안 되어 자가에서 전세로 집 형태가 바뀌었다.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애들 교육비는 커져만 가서 전세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놓고 한숨 돌리고 나니 최근 4년간은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점점 살기가 어렵다. 중산층이 아니라 하층민이 되어버린 지 오래, 허덕대며 가계부채만 늘어가는 현실이다.

정말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뭐가 잘못된 것일까? 란 자괴감만이 크다는 K씨의 한탄이 K씨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평범한 50대 가장의 모습이라 가슴이 아프다. 중산층에서 하층민으로 전락한 사람이 지금 50대 대다수의 모습인 셈이다, 따라서 이것은 개인의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개인의 무능함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인 셈이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기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력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고문의 메카니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졸자가 70%를 넘어서는 교육열 1위의 나라, 졸업하고 나서 다시 노량진 고시원을 전전하는 취업준비생이 넘쳐나는 나라가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인 것이다.

전체적 사회 방향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해가 거듭될수록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사회 경제적 상황은 분명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메카니즘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풀어야만 하는 것이 맞다. 한쪽 방향으로만 줄 세워서 태어날 때부터 등수가 매겨지는 것이 아닌 동심원적인 방향성 속에서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 다양성이 서로의 다름으로 존중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을 때 사회는 좀 더 건강하게 발전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빈익빈 부익부가 대물림 되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며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늘어가는 수명이 재앙이 되어 현대판 고려장이 등장하지 않으려면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위정자들이 전체적인 메카니즘 속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여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만 세대간 갈등과 시회 불만 요소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개인의 인고의 노력을 장밋빛 미래로 포장한 채 눈멀고 귀 닫게 만드는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대로 잘하는 일을 찾아하고 그 각자의 일이 빛을 발하고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50대 부모와 20대 자녀가 각자의 위치에서 윈윈할 수 있는 희망찬 사회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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