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리미엄프라이데이 시행···오피스 밀집지역 음식점 볼멘소리

도쿄 사무실 밀집지역 골목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와 재계가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조기 퇴근할 것을 권장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지난 24일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날 정부 부처와 기업 들은 직원들에게 오후 일찍 업무를 끝낼 것을 독려했고 도쿄 긴자 등 번화가에서는 판촉행사가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프리미엄프라이데이'가 소비를 촉진시키는 한편 장시간 근로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의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한 여행업체와 외식업체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일본 경제지 '주간다이아몬드'는 전했다. '주간다이아몬드'가 밝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의 이면을 살펴보자. 

도쿄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한 음식점 사장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니...하필이면 왜 마지막 금요일인가 말이다. 우리들에게는 '피의 금요일'이나 다름없다."라며 정부의 시책에 커다란 불만을 표시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착안, 한 달에 한 번 일찍 업무를 마친 직장인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의 여가시간을 활용해 쇼핑·외식·여행 등을 자유롭게 즐김으로써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서 작년 12월 일본 정부와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회) 등 재계 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 

본래의 취지대로라면 음식점 즉, 외식산업은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어째서 사무실 밀집지역내 음식점 사장들은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로 이름 붙여진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오히려 대폭적인 매출감소로 이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오후 3시에 회사를 마치고, 곧바로 술을 마시러 갈 사람이 있을리 만무하고, 가정이 있는 사람은 귀가할 것이 뻔하다. 게다가 토·일요일을 활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등 회사 근처의 음식점은 그야말로 적막공산이 될 것이다"라며 '프리미엄프라이데이'는 어찌됐건 사무실 근처 음식점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무실 근처의 음식점이 '프리미엄프라이데이'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이 대부분 기업의 급여일이기 때문이다. 즉,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사무실 근처 음식점에게는 '특수'에 해당한다. 실제로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평일보다 약 1.5배에 달하는 매상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도쿄의 마루노우치, 오오테마치, 교바시, 니혼바시, 긴자 주변 음식점의 위기감이 높다. 왜냐하면 이들 지역은 정부의 시책에 협력적인 경단련 소속 대기업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음식점 사장들은 "가만히 있어도 금요일 밤에는 손님이 많은데 정부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왜 월요일로 정하지 않나"라며 볼멘 목소리를 토해냈다.

그래서인지 사무실 인근의 음식점이 내건 '프리미엄프라이데이'의 이벤트를 보면 어떻게든 떠나는 손님을 잡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특별할인 메뉴를 설정하거나, 통상 2~3시간정도의 무한리필 메뉴를 6시간으로 연장하는 가게도 눈에 띈다. 걔 중에는 식사전에 비즈니스 교류회 등의 이벤트를 마련한 곳도 있다. 결국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기에는 이른 오후 3~6시 사이의 시간대를 어떻게 활용해 그 이후의 시간대로 연결시킬까에 촛점을 맞춘 것이다. 이를 위해 결혼 상담회, 요리교실, 꼬치구이 체험 등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는 가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음식점의 고객유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질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하지만, 결국,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손님이다.

근처 직장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월말 바쁜시기에 그렇게 빨리 귀가하는 것은 어차피 무리다. 프리미엄프라이데이는 결국 구호에 그칠 것이 뻔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또 다른 직장인은 "빨리 귀가해도 할일도 별로 없고, 집에서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처럼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프리미엄프라이데이'가 정착되기까지는 아직 멀고도 험한 길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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