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심사 강화···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

분기별 가계신용추이 <그래픽=김승종기자 / 자료=한국은행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가 47조7000억원 불어나 사상최초로 1천300조원대에 들어섰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천344조3천억원으로 2015년 말(1천203조1천억원)보다 141조2천억원(11.7%) 급증했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잔액이 1천300조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분기별 가계부채 증가액을 보면 ▲2015년 4분기 38조2000억원 ▲2016년 1분기 20조6000억원 ▲2분기 33조9000억원 ▲4분기 47조7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4분기 증가액 역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권 가계부채는 2016년 하반기 이후 증가폭이 줄어 들은 반면, 보험·상호금융권 및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비은행금융기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권 분기별 증가액은 2015년 4분기 22조2000억원이었지만 2016년 3분기 17조2000억원, 4분기 17조4000억원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띈 반면, 보험권은 2015년 4분기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호금융권은 같은 기간 6조7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새마을금고는 1조7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까지 많아졌다. 

전체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50.5%에서 지난해 말 51.4%까지 확대됐다.

비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라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의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 주담대는 44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조원(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3.2%)에 비해 축소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담대는 118조7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7.1%)나 늘었다. 지난해 3분기(3.5%)에 비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주택금융공사 주담대도 122조9000억원으로 42조9000억원(5.3%)이나 늘어났다.

이상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은행쪽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다보니 제도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비은행권의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경우 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부터 증가세가 꺾였고, 제2금융권 역시 올 3월부터 시행하는 가이드라인으로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규모가 거대해진 데다가 질까지 악화한 부채가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비은행권 대출은 주로 저신용자, 다중채무자가 많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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