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사망자수 130만명···화장대기 시간 매년 급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화사회 일본에서 사망자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반면, 화장시설은 매년 줄어들면서 도쿄 등 일본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바로 화장을 할 수 없는 시체를 일시 보관하는 시설인 이른바 '이타이(遺體,시신)호텔’ 이용자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신문이 2일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사망자수는 2015년 기준 130만명으로 20년전에 비해 약 40%나 늘어난 반면, 화장장은 2015년말 기준 전국에 약 4000곳으로 같은기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특히, 도쿄지역의 경우 매일 평균 300명 이상이 사망하지만 도내 화장장은 26곳 뿐이다. 이로 인해 화장 대기일수가 10년전에 1~2일정도에서 최근 3~4일로 늘어난 상황이다. 게다가 사망자수가 많은 겨울철에는 대기시간이 일주일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신 보관장소에 곤란을 겪고 있는 유족들이 '시신호텔'를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시신호텔'이 최근 수년들어 도쿄, 요코하마시 등 도시지역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데 가와사키시의 '비지테이션 소우소우', 오사카의 '릴레이션', 요코하마의 '라스텔' 등이 대표적이다. 가와사키시의 소우소우는 도쿄와 근접해 도쿄 시민들도 자주 찾는다. 소우소우 기준 이용 금액은 하루 9천 엔 정도다. 일반 비즈니스 호텔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시신 안치실은 넓이 5평 정도로 관과 유족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호텔로 불리지만 숙박 시설은 따로 없다. 여관업법상 호텔로 인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신호텔'이 늘어나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와사키시에 공장을 개조해 3년전 오픈한 '소우소우' 주변 민가에는 지금도 "시신안치소 절대반대"라는 현수막과 입간판이 들어서있다. 같은 해 6월 지역 주민들은 '시신안치소 건립을 반대하는 회'를 결성하고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신안치시설에 대한 법적규제는 현재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소우소우'가 시에 제출한 건물용도도 창고다. '소우소우' 관계자는 "관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보관하고 향균처리도 한 만큼 위생면에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며 주민 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해의 골이 깊어 양측의 의견이 좁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근 파트타임 종업원 남성(68)도 "시신이 근처에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필요한 시설이긴 하지만 주택밀집지역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장례사정에 정통한 행정서사 미즈구치 씨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다가올 다사(多死) 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시신호텔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며 "위생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등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규칙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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