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히키코모리' 50만명 추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 수입 끊겨···빈곤층으로 동반 추락

일본에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 일명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히키코모리가 고령화되고 부모마저 노령으로 수입이 끊기면서 부모와 히키코모리 자식에 걸친 2세대가 모두 심각한 경제적 빈곤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시민단체인 KHJ전국히키코모리가족회연합회(이하 연합회)가 히키코모리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히키코모리 상담소 15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대 히키코모리 상담율이 가장 높은 62%를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50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히키코모리의 고령화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에 걸친 히키코모리는 부모세대의 노령화도 의미하는 것으로 간호·간병의 필요성이 높아져 경제적인 빈곤에 처할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차칫하면 부모와 자식의 2세대가 공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정기적으로 히키코모리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지만, 조사 연령 대상이 18~39세로 한정돼 40세 이상의 히키코모리의 경우 통계에 잡히지 않았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40대 이상 중장년층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처음 실시한 40세 이상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로, 이날 발표된 내용은 중간 조사 결과다.

조사(복수응답 가능) 결과, 150개 상담소 중 62%(93개소)는 "40대의 히키코모리를 상담한 적이 있다"고 답해, 30대 히키코모리 상담률(52%,78개소)이나 20대 상담률(46%, 69개소)보다 높았다. 50대 히키코모리 상담률도 45%(67개소)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추산하면 40대 이상 히키코모리는 전국적으로 약 20만에서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각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 15~39세 히키코모리 생활자는 54만1000명으로 집계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40대 이상의 히키코모리의 경우, 본인보다 부모가 더 많은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도 나타났으며, 이들의 상담 주제는 주로 '취업', '인간관계', '경제적 문제'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0세 이상 히키코모리 61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기간은 22년이나 됐다. 이들 중 49명은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었고 15명은 '가족 내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다. 또 절반 이상은 행정 기관이나 병원의 지원을 받은 적 있지만, 중간에 중단해 계속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중장년의 히키코모리는 수가 많기도 하지만, 이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시간이 긴 만큼 사회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하다. 게다가 그간 이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던 부모들이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더이상 수입을 창출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연합회는 "히키코모리 생활이 장기화할수록 가족이 피폐해지고 본인도 사회복귀가 어려워진다"며 "40대 이상 히키코모리 생활자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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