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구인배율 1.41배로 25년래 최고치

그래픽=김승종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자료출처=일본 통계청 ⓒ프레스맨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탓

극심한 취업난에 연봉 눈높이까지 낮춰가며 구직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 취업상황과는 정반대로 일본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구인난에 기업들이 구직자를 찾지 못해 비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구인난이 일본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의 감소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1995년 8717만명에서 2015년 기준 7628만명으로 20년간 1089만명 감소했다. 2025년 7085만명으로 7000만명 선이 위협받고 2030년에는 6773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다 보니 일본 산업계는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유효구인배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1.41배로 2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자리 수가 일하려는 사람보다 1.41배 많다는 의미다. 1997년 태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일본 청년들이 취업빙하기에 시달리던 1998년 11월 유효구인배율이 0.47배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또한 2016년의 11월의 유효구인배율 1.41배는 1963년 조사개시 이래 가장 낮았던 2009년 0.44배에 비해 불과 7년만에 3배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특히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간호, 건설 등 일부 업종은 일할 사람을 못 구해 난리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유효구인배율이 높아진 것도 특이하지만, 2006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 거품경기가 붕괴된 1992년 이래 1.0배 이하에서 맴돌던 유효구인배율이 2014년 1.11배로 올라선 이후 2015년 1.23배 그리고 2016년(11월 기준) 1.41배로 최근 3년간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제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1947~1949년생) 270만여명이 65세의 정년을 맞이하며 일선에서 물러나는 시기와 정확하게 맞물린다. 즉,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 현상이 실제 통계지표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2015년 기준 일본의 고령자(65세이상)수는 3342만명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화율도 26.7%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030년 31.6%로 급등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고령자 기준연령을 70세로 올려 65~69세 인력을 일터로 유도하면 일손 부족 문제를 조금이라도 덜 것으로 보고 고령자의 정의를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 현상은 이미 일본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관련 기반시설을 짓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지경이다. 간호 등 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노인들을 돌봐줄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의 완전실업률은 3.1%로, 선진국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사실상 완전고용이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유효구인배율도 2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요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일자리가 많아진 게 아니라 노동력이 줄면서 실업률이 떨어지고 구직자당 일자리 수가 증가한 것일 뿐이라는 점에서 초라한 일본경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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