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감소·직장술자리 회피···음주 외면 경향 뚜렷

최근 일본의 20대 젊은이들이 70대 노인들보다 바깥활동을 하지 않는 것<12월 28일자 '70대 노인보다 외출 안하는 日 20대 젊은이' 기사 참조>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20여년에 걸친 장기불황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현상이 일본 사회 곳곳에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車離れ(구루마바나레)','テレビ離れ(테레비바나레)'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동차를 거의 사지 않거나 TV를 보지 않는 현상이 만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若者の酒離れ(와카모노노사케바나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종종 명사 뒤에 '~離れ(바나레)'를 붙인 표현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평소에 가장 많이 쓰는 표현들 중에 '子離れ(코바나레)', '親離れ(오야바나레)'는 부모·자식이 서로 성인으로 독립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의 와인정보 사이트 바자가 발표한 '음주 빈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약 40%는 한달에 한번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20대 젊은층은 약 40%가 술을 거의 안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바자 홈페이지>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적을 수록 술을 마시지 않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69세 남녀 663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술을 몇번 마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일 마신다'라는 응답이 20.7%, '일주일에 2~3회 마신다'는 15.5%인 반면 '전혀 마시지 않는다'가 23.1%, '거의 마시지 않는다'가 15.8%를 차지했다.

'전혀 그리고 거의 마시지 않는다' 라는 응답자는 20대에서 44.8%, 30대 41.2%, 40대 38.8%, 50대 35%, 60대에는 34.6%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남성만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20대에서 39.8%, 30대 29.5%, 40대 30.1%, 50대 26.2%, 60 대에서는 25%로 20대 남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술을 멀리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젊은층이 술을 멀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된 이유는 음주를 대체할 다양한 오락거리가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커다란 요인은 '소득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의 한 20대 남성은 "우리가 자동차, 시계, 술 등을 멀리하는게 아니라 돈이 우리를 떠나고 있다는게 문제다"라고 푸념했다. 월급이 전혀 오르지 않는 가운데 특별히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 음주에 돈을 쓸 여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은 술 자체가 아니라 일을 핑계로 한 회식이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부하직원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는 상사가 문제다. 친구가 아닌 다음에야 같이 술을 마시려면 시급이라도 줘야하는 것 아닌가"

"젊은이들이 술을 멀리한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술이 얼마나 맛있는지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의미없는 강제 회식 탓이다."

술자리가 직장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업무와 관련된 일이라면 회식조차 근무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변화도 젊은이들의 음주 외면 경향의 또다른 요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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