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 주가가 끝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원자력사업 손실 규모가 수천억엔에 달할 수 있다는 발표 때문이다.

28일 도시바의 주가는 일본 도쿄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추락해 일일 가격 제한폭인 20%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12%가량 하락해 불과 2일만에 하락폭이 30%에 달했다. 

시가 총액은 약 1 조 3200억 엔으로 급락 이전 26일에 비해 5600억엔이나 줄어들면서 최근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띄고 있는 샤프의 시가총액보다 작아졌다. 

주가급락 배경에는 산하 미국 원자력업체 웨스팅하우스(WH)가 인수한 원자력건설업체 CB&I스톤웹스터의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최대 5000억엔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발표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면서다. 

원래 도시바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 비율은 7%대로 매우 낮아 제조업의 건정성 기준인 20~3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와 반도체 사업의 호조로 올해 말 자기자본이 4200억엔으로 1000억엔 정도 확충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지만, 만약 손실이 현실화되면 자기자본은 다시금 크게 줄어들게 된다.

도시바는 올 회계연도(내년 3월 종료)에 1450억엔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이번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또다시 막대한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도시바는 전날 발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기관의 신용공여 계약이 아직 남아있어 운전자금이 고갈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신용도가 떨어지면 신용평가 기관의 판단이나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증권관계자는 "자산매각이나 증자 등을 통해 자본확충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도시바는 현재 '특설주의시장종목'으로 지정되어 있어 당분간 공모등을 통한 자본 확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 수요가 늘던 2006년 WH를 인수했다. 영국 회사로부터 도시바 등이 54억달러에 인수해 그 가운데 도시바는 WH의 77%의 주식을 보유하며 산하에 두었다.

도시바는 당시 WH를 인수하면서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게 됐다. 투자는 2015년에서 2020년까지 회수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현재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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