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금호타이어, 그룹 재건 위해 반드시 되찾아야"···인수자금 마련 부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소폭의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취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도 글로벌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면서 금호아시아나의 이번 인사는 모험보다는 내실을 기하며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초에 진행될 금호타이어 매각은 금호아시아나의 정상화에 방점을 찍는 중요한 사안이어서 이번 인사는 그룹의 결집력을 최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앞서 금호산업을 다시 품에 안은 것처럼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에서도 반드시 되찾겠다고 여러 번 공언했다. 그만큼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에 있어서는 놓쳐서는 안 될 주요 계열사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금호타이어를 내다팔았을 때 가격에 경영프리미엄까지 얹어 1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고 해외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려는 해외 타이어업체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채권단은 적격인수후보로 더블스타,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오토모빌 일렉트로메커니컬, 링룽타이어, 아폴로타이어 등을 선정했다. 이들 모두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이다.

반면 금호타이어 재탈환을 강조했던 박삼구 회장에 대한 시장의 평은 좋지만 않다. 이미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사재를 털었고 재무적 투자자들의 손을 빌렸던 만큼 이번에는 자금조달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들도 박 회장의 자금 마련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알아서 잘 준비하실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계열사들을 동원해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박 회장이 사재를 털고 재무적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 개인자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박 회장 본인이 자금을 빌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자금을 조달할 경우 채권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현재로서는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은 오리무중이다.

타이어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외국자본에 매각될 경우 국내 타이어업계에 미치는 손실이 적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3개 회사가 국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외국 타이어기업에 넘어갈 경우 국내 시장의 판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쟁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특히 자본이 충분한 기업이라면 국내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내 타이어업계의 내수 시장 점유율 하락도 예견된다.

뿐만 아니라 고급 기술만을 습득한 후 헐값에 매각하거나 본사의 해외 이전을 통해 국부 유출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모펀드에 넘어갈 경우 사모펀드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보다는 지속적인 배당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알맹이만을 취한 후 매각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어 그동안 쌓아온 국내 타이어업계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불똥이 튈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숨겨둔 비장의 카드에 타이어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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