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청산 가시화…현대상선, 독자 생존 의문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한때 오대양을 누리던 대한민국 해운업이 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침몰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나마 한숨을 돌린 현대상선도 갈 길이 멀어 기사회생을 속단하기 이르다.

더구나 내년에도 해운업 반등의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른바 ‘끝까지 버티는 회사가 승리한다’는 치킨게임 양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위 국적선사 한진해운,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지난 9일 삼일회계법인은 관계인 설명회를 통해 한진해운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고 발표했다. 청산가치는 1조8000억 원이지만 존속가치는 9000억 원으로 반밖에 안 된다는 것.

이 때문에 한진해운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진해운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150여 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70여 개 정기 항로를 운영해 연간 1억 톤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세계적인 선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해운조사전문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진해운은 14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 선박(사선)은 12척 용선은 2척이다. 이는 법정관리 개시 전 97척의 15%에 불과하다.

물동량도 6만2333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법정관리 이전인 61만364TEU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은 SM그룹을 아시아 및 미주 노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 중이다. 진행 과정 중에 한진해운에 1000억 원대의 우발 채무가 발생하면서 삐걱거리고 있지만 SM그룹은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각오다.

해운업 특성상 한번 망가진 거래선을 다시 회복하기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회복한다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거래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이 때문에 청산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진해운이 다시 기회를 얻어 회생한다 해도 작아진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생존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상선, 살아남았지만 갈 길 멀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한 현대상선도 결코 앞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며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맞추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도 생존할 수 있게 됐고 여기에 한진해운의 위기로 인해 대체선박을 투입하며 물량을 확보하며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지만 덴마크의 머스크(MAERSK)와 스위스의 MSC가 결성한 2M과의 완전한 동맹에 실패하며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미 일본과 중국이 국적선사의 합병을 통해 대형 선사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이 2M과의 전략적 제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군소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협력은 “동맹으로 볼 수 없다”고 내용이 빈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현대상선이 협력 기간 동안 선복량을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고 2M과의 노선 공유도 쉽지 않아 고사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현재 각 지역별 다양한 형태로의 협력을 위해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일각의 관측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해운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해운업의 미래가 밝지 않아 현대상선의 고군분투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빠른 시간 내에 정부가 해운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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