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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빗장 푼 日 "도박? 그것이 뭐시 문젠디..."
'카지노' 빗장 푼 日 "도박? 그것이 뭐시 문젠디..."
관련업계 움직임 분주···지자체도 유치 적극적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6.12.16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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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예상 연간 매출규모 4조엔대···관광활성화 큰 몫

이르면 2018년, 늦어도 2020년까지 '빠칭코' 왕국 일본에 '카지노'가 들어선다. 카지노 뿐만 아니라 대규모 복합형 리조트가 들어섬에 따라 관련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지만, 추후 논의에 따라서는 일본인(내국인) 출입도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빠칭코 업계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일본 국회는 15일 새벽 전날부터 이어진 본회의에서 ‘카지노 중심 복합형 리조트 시설(Integrated Resort·IR) 정비추진법안(이하 카지노 해금법안)’을 여당인 자민당을 중심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카지노가 포함된 리조트를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복합카지노리조트의 신설을 위해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추진본부 설치, 법 시행 후 1년 이내에 카지노 입장규제, 조직폭력단 배제 등을 위한 법규 정비를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추진본부는 도박 중독 등 이용자에 대한 악영향을 피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일본은 전후 70년이 넘도록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도박 중독증과 돈세탁, 조직폭력배 기생 등을 이유로 카지노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엄격한 관리 아래 일본식 도박게임인 빠칭코를 도심 곳곳에서 운영해 국민적 사행 문화로 정착시켰다. 

카지노가 포함된 리조트 설립은 부동산 개발, 도로나 철도 건설, 경비, 레저, 게임, 여행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 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지노가 해금됨에 따라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빠칭코와 빠치슬로 관련 기업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 활로를 모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 빠칭코 업계는 인구감소와 사행성 규제 강화등의 영향으로 1999년 28조4000조엔에 달하던 시장규모가 2014년에는 23조3000억엔으로 쪼그라들었으며, 이용객수도 같은 기간 1860만명에서 107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본 생산성 본부가 레저 백서에서 조사를 시작한 1995년 이용객수 2900만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빠칭코 기업들 중에는 이같이 성장 한계에 봉착한 국내시장을 뒤로 한채 사행성게임기기 개발·판매 노하우를 살려 일찌감치 해외 카지노 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코나미 홀딩스(도쿄 증권거래소 1부 상장)는 미국 · 캐나다 · 호주 등 세계 각지의 주요 카지노에서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싱가폴과 라스베가스 등지에 사행성게임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마루한이나 다이남재팬홀딩스(홍콩 증시 상장) 등 빠칭코점포 운영 기업도 카지노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

세가사미홀딩스(도쿄 증권 거래소 1 부)도 마카오와 한국등에 진출해 있다. 지난 2014년 11월에는 한국의 카지노 대기업 파라다이스 그룹과 합병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하고 인천지역에 통합형 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기업들에겐 이번 카지노 해금법안이 오히려 일본시장에 귀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방 자치단체 등도 카지노 유치에 적극적이다. 수도권 요코하마는 물론 제2도시권역인 오사카,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오키나와 등이 앞다퉈 카지노 유치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쿄만 매립지인 오다이바에 카지노리조트가 허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카지노 구상은 1999년 도쿄도의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가 카지노 유치를 표명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2010년에 카지노 해금을 목표로 초당파 의원 모임인 '국제관광산업진흥의원연맹'이 발족된 후, 2013년 임시국회에서 한번 폐기됐던 카지노 해금법안은 2014년 5월 싱가폴을 방문해 카지노 시설이 포함돼 있는 복합형 리조트 시설(IR)을 둘러본 아베 신조 총리에 의해 '일본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카지노는 현재 125개국·지역에서 합법화 되어 있으며, G7(선진7개국) 중에서 합법화 되지 않은 나라는 일본이 유일했다.

복합형 리조트(IR)는 호텔·쇼핑몰·컨벤션·전시시설·공연장·카지노·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시설을 융합해 비즈니스·가족관광레저·엔터테인먼트 목적의 관광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시설이다. 투자금이 적게는 1조 원대에서 많게는 10조 원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로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같은 카지노와 리조트계의 '큰손'들이 복합형 리조트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래서 '결국 카지노 산업 아니냐'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10년 싱가포르가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를 개장한 후 쇠퇴하던 관광·마이스 산업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도박 중독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복합형 리조트 개장 이후 4년간 외국인 관광객이 20% 증가하고 관광 수입은 1.5배나 늘어났다. 이에 따른 세수확대는 물론이다.

일본 내 카지노가 합법화되면 예상되는 연간 매출규모는 4조엔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이 미국과 마카오에 이어 세계3위의 도박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일본이 카지노를 허용함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경우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16개 외국인 카지노 입장객의 절반이 넘는 55%는 중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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