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도박에 병든 일본, 카지노 허용되도 문제없다!?

빠칭코 업계 매출 지난 40년간 17.8배 증가
'카지노 해금법안' 반대 주장 설득력 낮아

일본 집권 자민당이 관광산업 활성화란 명목 아래  '수의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일명 '카지노 해금법안'을 두고 "카지노 설립이 도박 중독증 문제를 낳고 자금세탁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반대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과연 카지노 설립이 일본의 도박 중독증 문제의 근원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일본의 도박 의존 유별율은 전세계 주요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카지노 설립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일본은 도박에 병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후생노동성 연구원이 발표한 의존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일본의 도박의존증 환자수는 536만명에 달한다. 도박의존증 유병율은 4.8%로, 호주(2001) 2.0%, 홍콩(2001) 1.8%, 미국(2002) 1.58%, 프랑스(2008) 1.24%, 캐나다(2002) 0.9%, 뉴질랜드(2000) 0.8%, 한국(2006) 0.8%, 스웨덴(1997) 0.6%, 스위스(2008) 0.5% 등 조사대상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도박의존증 환자수와 유병율이 이같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은 기본적으로 복권, 경마, 경정, 경륜 등 공영갬블을 이외의 모든 도박을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40년간의 공영갬블 매출추이를 보면, 아래 표와 같다.

위의 표에서 보듯, 공영갬블의 매출은 4조2605억엔에서 5조9653억엔으로 28.6% 가량 늘었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때 그다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증가율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도박으로 치부되지 않는 빠칭코, 빠치슬로의 매출을 포함하면 이 기간내 증가율은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40년간 빠칭코 업계의 매출은 1조3040억엔에서 2015년 12월 현재, 23조2290억엔으로 무려 17.8배나 늘어났다. 연간 이용객 수는 1070만명, 평균이용횟수 연간 32.4회, 점포수 1만1310개, 빠칭코기기 대수는 458만197대에 달한다. 

즉, 공영갬블에 빠칭코를 포함한 매출액은 이 기간내 무려 5.2배나 팽창한 것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지난 6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형법에서 금지하는 도박을 민간이 운영하는 복합리조트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형 리조트 시설(Integrated Resort·IR) 정비추진법안'을 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자민당은 이 여세를 몰아 오는 14일까지 참의원에서도 강행 통과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카지노 설립이 현실화 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한 정치권과 일본 국민여론도 도박의존증이나 범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미 빠칭코 등 도박이 만연한 일본내에서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엄격한 입장규제와 지역 제한을 포함하고 있는 '카지노 해금법안'이 '도박중독문제' 등의 반대여론에 밀려 부결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