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매출 비중 74.1%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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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매출 대부분이 수입약을 대신해 판매하는 '상품매출'로 구성돼 있어 '제약사'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74.1%에 달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3분기 상위 10대 제약사의 매출액 5조5846억2600만원 가운데 상품매출은 2조5368억7800만원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45.4%다. 

상품매출이란 기업이 상품을 직접 생산한 것이 아닌 다른 회사 상품을 도입해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붙여 팔아 번 매출을 말한다. 제약사의 경우엔 외국계 제약사의 약을 도입해 파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 1위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5% 성장한 9643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품매출은 7148억3100만원으로 매출총액의 74.1%에 달했다. 국내 1위 제약사가 판매 대행료만 남긴 의약품 도매상에 불과한 셈이다.

이같은 매출구조는 특허가 만료되거나 라이센스 기간이 만료될 경우 실적이 급락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030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약품 매출액의 10.6%를 차지하고 있는 효자 상품이지지만 내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트윈스타’ 도 631억5200만원으로 의약품 매출액의 6.5%를 차지하지만, 8월 재심사(PMS)기간이 만료돼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들 제품의 판권 계약이 종료되거나 다른 제약사에서 제네릭을 출시할 경우 유한양행의 실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유한양행은 자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에는 소극적이다. 유한양행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394억원) 비중은 6.5%에 불과한 394억원으로 평균 10%를 넘는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인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 매출의 15%, 금액으로는 수조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점을 감안하면 흉내 내기에 불과한 수치이다. 

신약개발을 통한 질적 성장이 아니라 영업력에 기댄 양적 성장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유한양행은 올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11.7% 하락,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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