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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명보험 해약환급금 증가 추세를 두고 경기불황으로 인한 가계의 재정상태 악화가 아니라 소득양극화 때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7일 ‘생명보험 해약환급금 증가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산업의 지난 2분기 누적 해지 및 효력상실 환급금은 1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다. 이 추세대로면 연간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인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도 2012년 2분기 1.1%에서 올해 2분기 1.4%를 상승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장기화된 불황의 여파로 보험료 납부에 부담을 느낀 가계가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같은 해약환급금 증가와 함께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비율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해석이 성급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올 2분기 GDP 대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비율은 7.5%로, 2010년 2분기 대비 23.7% 상승했다. 해약환급금 규모 증가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생명보험 수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 불황 여파로 해약환급금 규모가 증가했다면 수입보험료는 감소하고 이에 대비한 해약환급금의 비율도 증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수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 지급액이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의 요인으로 가계의 보험료 지출 규모가 소득 대비 적정한 수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고령 부유층은 고령화에 대비한 보험구매 유인이 큰 반면, 젊은 중산층은 경기불황으로 보험 구매력이 감소해 계약해지 유인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즉, 소득양극화에 따라 보험시장이 중년·고령 부유층 시장과 젊은 중산층 시장으로 양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불황이 지속된 것이 수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의 동시 증가라는 상충적인 현상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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