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등 브랜드 가구, 매출액 늘었지만 영업이익 급감

디자인=김승종 기자 /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홈퍼니싱' 시장확대···'가구'일변도에서 '인테리어'로
日가구업계 1위 '니토리'···한국시장 진출 호시탐탐

지난해 '이케아효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구가하던 가구업계에 변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이케아로 촉발된 '홈퍼니싱' 시장이 급팽창하고, 일본판 이케아로 불리는 연매출 5조원의 거대 '홈퍼니싱'기업 '니토리'가 호시탐탐 한국 진출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샘을 비롯한 국내 브랜드도 '가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종합 인테리어 업체로의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글로벌 '가구공룡'이라는 이케아가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가구 뿐만아니라 생활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제품군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이케아의 한국진출은 국내 가구업계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업계 전체가 고사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케아의 한국진출을 전후해 '홈퍼니싱'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한샘, 리바트, 퍼시스 등 국내 브랜드 가구업체들은 오히려 커다란 수혜를 입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 대표적인 업체가 국내 업계 1위 '한샘'이다. 2013년에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한샘은 매년 30%가량 성장,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1조3769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0.78% 늘어난 수치다.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도 꾸준히 성장해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524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3위인 에넥스의 3분기 누적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99% 늘어난 3048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같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한샘이 1.83%, 현대리바트가 9.64%, 에넥스가 46.52% 각각 줄어들었다.

이같은 현상은 각사 모두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홈퍼니싱 분야가 활성화되는 것에 발맞춰 종합 인테리어 사업진출에 적극 뛰어든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즉, 이제는 단순히 '가구'라는 제품군에 국한되지 않고 '인테리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이케아를 비롯 국내 가구업체간에 치열한 경쟁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케아의 2016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한국내 매출액은 3450억원으로 국내 4위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13년전에 이케아가 상륙한 일본의 '인테리어·가구'업계의 현황은 어떨까?

일본의 인테리어·가구 시장 규모는 1조엔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내 업계 1위는 단연 '니토리'로 2015년 매출액 4580억엔, 영업이익 730억엔으로 영업이익률은 16%에 달한다. 

니토리는 1967년 일본 삿포로에서 30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홈퍼니싱 회사로 2000년에 업계 1위였던 오오츠카 가구를 누르고 정상에 올라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15년 매출은 25년 전인 1990년과 비교해 매출액 28.6배 영업이익은 72배가 늘었다. 

가구업계의 '유니클로'라고 불리우 듯 니토리의 최대 경쟁력은 '싼 가격'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니토리는 상품기획부터 디자인-생산-유통-판매까지 직접 맡아 일괄해 진행하는 SPA생산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니토리의 또다른 강점은 판매 제품이 가구뿐만 아니라 생활 소품과 벽지·커튼·카펫 같은 섬유 제품 등 인테리어 분야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판매전략이다. 한샘 등 한국의 브랜드가구가 이케아 진출을 계기로 발빠르게 '홈퍼니싱' 분야 진출에 힘쓰고 있는 것도 니토리의 성공에 기인한 바가 크다도 볼 수 있다.

업계 2위는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한 '무인양품'이다. 지난 1980년 40개 품목에서 시작해 의류·가정용품·식품·가구 등 의식주 전반에 걸친 7000개 품목을 다루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디자인 없는 디자인'이란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일본은 물론 해외에도 적극 진출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2015년 매출액은 2600억엔이었다.

업계 3위는 이케아다. 1970년 당시 유럽 5개국에만 진출했던 이케아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일본시장에 1974년 첫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가구에 대한 소비문화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0여년 후인 1986년 일본시장에서 발을 빼게 된다.

이후 2001년 일본시장에 재 진출해 현재 총 6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며 2015년 매출액은 780억엔이다.

다음으로는 오오츠카 가구다. 오오츠카 가구는 1969년에 설립된 가구 업체로 2000년 '니토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는 일본의 대표적인 가구업체였다. 

고급가구를 표방하며 철저한 '회원제'를 원칙으로 운영돼 오던 오오츠카 가구는 2009년 취임한 장녀 쿠미코가 대중화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충돌해 부녀간 경영권 쟁탈전으로 까지 이어진 바 있다. 결국 주주총회의 표대결에서 창업자인 아버지 오오츠카 카츠히사가 패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극심한 경영혼란을 겪고 있어 향후 성장성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2015년 매출액은 580억엔이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업계 5위의 '미사와'다. 미사와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인테리어·잡화 브랜드 '유니코'를 선보여 여성을 비롯해 2~30대 미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일본의 인테리어 및 가구시장은 일본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은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에 따른 신규주택수요 감소 등 일본의 인테리어·가구 시장도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 경제상황 뿐만 아니라, 산업이나 개별 기업 등도 20년 안팎의 시차를 두고 일본의 그것을 놀라울 만큼 비슷하게 재현하고 있다. 인테리어·가구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년에는 한국의 인테리어·가구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적이 악화 우려가 되고, 신규 사업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폭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일본내 인테리어·가구 시장의 거의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니토리'도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감소가 불가피한 일본시장을 뒤로 한채 한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샘, 현대리바트 등 국내 브랜드 가구들은 장기 불황 속에서도 오랜기간 성장을 구가해온 니토리, 무인양품 등의 성공요인 등을 분석해 급변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제품군 확보와 경영 체제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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